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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 기름유출/「기름분산처리제」사용 신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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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 기름유출/「기름분산처리제」사용 신중을

입력
1993.10.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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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성강해 차오염 유발가능성/기름방제벽치는 물리적 방법 바람직 지난달 전남 광양만에서 발생한 벙커C유 유출사고로 해상유류유출사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해상에서 대형 기름유출사고가 일어나면 어김없이 유분산처리제가 등장, 만능약처럼 사용되고 있다. 해양오염 전문가들은 『유분산처리제는 기름기의 독성을 다소 완화시키기는 하지만 결코 완벽할 수는 없다. 생태계파괴등 2차오염을 일으킬 가능성이 도사리고 있어 신중히 사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유분산처리제가 국내외에서 「기름방제 해결사」로 인기를 끌고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를 과신한 나머지 무분별하게 살포하면 극약이 될 수도 있다. 기름제거에는 어느정도 효과를 볼 수 있지만 독성이 강한 화학물질인 까닭에 이득보다 부작용이 더많기 때문이다.

 현재 미·일등 선진각국은 기존제품의 10%만 사용해도 뛰어난 방제효과를 나타내는 농축형 유분산처리제를 개발,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심각한 상황이 아니고서는 사용을 자제한다. 

 이에 반해 국내에서는 신제품의 형식승인기준조차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데다 기존의 유분산처리제를 지나치게 많이 뿌리고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최근 포항공대와 한국해양연구소 초청으로 내한한 미국 해양대기청 유류오염 방제전문가 제리 갈트박사는 『유출된 기름을 제거하는데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기름방제벽을 치는등 물리적인 방법이 가장 바람직하다. 양식장등 민감한 지역으로 확산될 경우에는 유분산처리제를 사용해야 하지만 사용결정에는 고도의 기술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수용성성분이 다량 함유된 저분자량의 탄화수소가 끼어있는 원유 가솔린 경유 중유등이 유출된 해역에서 유분산처리제 사용은 극약이나 마찬가지다. 이들 기름은 유출되자마자 물속으로 재빨리 스며드는 성질을 갖고있어 유분산처리제를 살포, 수중으로 분해시키는것은 오염을 더욱 부채질하기 때문이다.

 한편 벙커C유는 원유정제과정에서 케로젠 가솔린 등유 중유등이 분리된후 나오기 때문에 점도가 높은 편이다. 수용성성분이 거의 없는 벙커C유는 유출되더라도 수중으로 흡수되지않고 유막을 형성, 수면위를 떠다니게 된다. 선진국의 경우 유출된 벙커C유 방제작업에도 유분산처리제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점도가 높아 적정치보다 많은 양의 유분산처리제를 뿌려야 하기 때문이다.

 수개월전 미국 템파만에서 발생한 벙커C유 유출사고때 방제작업에 유분산처리제가 거의 사용되지 않았다. 이에 반해 지난달 발생한 광양만 벙커C유 유출사고때 2천여톤의 유분산처리제가 뿌려진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과학적인 기술지원을 위해 석·박사급의 연구인력을 확보한후 5년이상의 훈련을 거쳐 전문가를 양성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전문적인 방제인력이 전무한 실정이다. 

 한국해양연구소 강성현연구원(35)은 『최근들어 기름유출사고가 점차 대형화됨에 따라 성능이 뛰어나면서도 독성이 낮은 유처리제 개발이 시급하다』며 『사고발생시 초기에 제거할 수 있는 전문방제단과 다수의 전문인력으로 구성된 기술지원단 구성을 서둘러야 할것』이라고 말했다.【김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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