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체위,항만청 연안행정 추궁/사고원인·사후대책 질타/낙도항로 안전조사 요구 「총체적 교통위기의 시대」 「행정부의 우이독경」
12일 국회 교체위의 항만청 감사에서 어처구니없는 대형사고를 야기한 정부측의 무책임한 행정과 안일한 사후대책에 대한 의원들의 질타와 추궁은 이처럼 날카롭고 뜨거웠다. 특히 야당측에서는 내각 총사퇴라는 정치공세 카드까지 들고 나왔다.
하오2시40분께는 사고유가족 6명이 감사장에 들어와 분향소설치등을 공개적으로 요구해 감사가 15분동안 중단되기도 했다.
의원들의 질문은 사고의 원인과 사고발생후 처리과정, 사후대책등을 모두 망라했다. 량정규위원장(민자)을 제외한 재석의원 18명이 모두 질문에 나설 정도로 열기를 보였다.
선공에 나선 정균환, 이윤수의원(민주)은 『사고선박의 승객정원이 선체제작당시보다 늘어났는가하면 사고당일에는 승객이 3백∼4백명에 달해 정원인 2백7명을 훨씬 초과했다』며 승선초과로 인한 인재를 주장했다.
김진재의원(민자)은 『사고 당시 기상청은 위도에 설치한 무인자동기상관측기의 기상자료만 믿고 기상예보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얘기가 있다』고 따졌다.
유흥수 김영진의원(민자) 김령배의원(민주)은 사고선박 및 관계기관의 안전대책미흡문제를 집중적으로 조명했다. 『높은 파고로 회항할 정도의 상황인데도 승객에 대한 구명조끼 착용 안내방송조차 없었고 항만청은 수지가 나쁜 여객선업자들의 불만을 감안, 평소 안전점검을 등한시하는게 관행이었다』는등의 개탄이 나왔다. 조영장 이승무의원(민자)의 관심사항은 통신상의 난맥상이었다. 『사고선박과 군산항만청과의 교신이 없었고 비상사태발생시에도 아무런 교신이 없었던 점에 비춰 무선사가 배에 승선조차 하지 않은게 분명하다』는 「충격적인」사실이 이들에 의해 언급됐다.
총체적 행정 난맥상은 구조대의 늑장출동, 구조행정체계의 복잡함등 사고 수습단계까지 계속되고 있다는게 의원들의 한결같은 지적이었다.
김운환의원(민자)은 『사고현장이 육지에서 불과 4·5밖에 떨어져 있지 않음에도 불구, 항만청 경찰 해군등으로 분산된 비상구조체계탓에 구조작업이 신속히 이뤄지지 못해 주민들의 원성을 샀다』고 비난했다. 김형오의원(민자)은 『사고최초신고가 상오 10시15분에 있었는데 경찰 헬기는 상오 11시에야 출동했다』며 『이 시간만 단축됐어도 사망자가 30여명은 줄어들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여야의 상황분석은 정치적 인책론제기와 해상교통안전시설의 확보, 항로표지시설 확대등 유사 사고의 재발을 막기 위한 정치권 나름의 정책대안제시로 이어졌다.
먼저 섬출신인 한화갑의원(민주)은 내각총사퇴를 강력히 주장한뒤 『낙도의 전체기항지 4백90개중 선착장이 있는 곳은 불과 1백54개로 모두 대형사고의 위험성을 안고 있다』며 선착장건설이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양순직의원(무)은 『연안여객선 1백50척중 21년이상된 선박이 지난해 말 현재 15%인 23척이나 된다』며 정부는 과감한 노후선박 교체 지원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정상용의원(민주)은 『정부가 자금을 지원해 주고 있는 전국 1백4개 낙도보조항로에 대한 전면적인 안전실태조사를 실시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구본영교통부차관과 염태섭항만청장은 우선 유감의 뜻을 밝힌 뒤 『사고 수습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나 사고해역의 사정상 신속한 구조작업과 선체인양작업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낙도보조항로에 대한 정부지원예산이 넉넉하지 못하고 평소 선박이 용객도 적어 사고항로에 대한 증편을 하지 않았으나 결과적으로 판단이 잘 못됐다고 생각한다』고 뒤늦게나마 탁상행정의 잘못을 시인하기도 했다.【군산=신효섭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