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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연 바닷물… 시계 3∼4m/잠수요원이 전하는 해저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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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연 바닷물… 시계 3∼4m/잠수요원이 전하는 해저상태

입력
1993.10.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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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체90도 각도로 기운채 펄에 박혀/객실통로 이불·기름통 등으로 가득 사고난 전날과 달리 11일의 해상날씨는 바람없고 더없이 맑았는데도 사고해역 해면으로부터 10m여아래 침몰해 있는 서해훼리호는 3∼4m 떨어진 거리에서도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었다. 흐린 바닷물때문이었다.

 해경소속 특수구조단,해군소속 해난구조단등 2인1조로 작업에 나선 1백여명의 잠수요원들에 의하면 선체는 오른쪽으로 거의 90도 기운채 펄에 묻혀 있었다. 선박용 밧줄과 각종 부유물이 뒤엉켜 있는 선체는 펄로 가로 막혀 있어 쉽사리 배 안쪽으로 접근할 수 없었다.

 상오 8시20분께 잠수작업을 시작, 배 안쪽으로 들어갈 통로를 찾던 요원들은 맨 처음 뒤편 갑판의 화장실입구에 끼인채 매달린 사체 1구를 인양해냈다.

 잠수요원들은 잠수시작후 1시간30여분동안 밧줄과 부유물 제거작업을 벌여 손으로 더듬어가며 객실통로를 찾았다. 이들은 먼저 사고직전 70여명이 타고 있었던것으로 알려진 상(상)객실에 접근했으나 그곳에서는 의외로 사체와 부유물등을 일체 발견할 수 없었다.

 배 안쪽은 한 치앞을 내다보지 못할 만큼 칠흑같이 어두워 수중용 플래시를 비춰도 빛이 배의 벽면에 흡수될 정도였다. 플래시가 소용없어진 잠수요원들은 손으로 앞을 더듬어가며 작업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객실로 들어가는 통로를 찾기는 했으나 낚시가방과 아이스박스, 이불, 기름통등이 가득차 있어 또다시 애로를 겪었다.

 잠수요원 해경특수구조단(팀장 김원수경감)소속 이주민경장(35)은『객실통로 위쪽 벽면에는 아이스박스와 승객들의 낚시배낭이 배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붙어 있었다』며『구명재킷, 텔레비전, 이불, 베개, 낚시가방등이 어지럽게 통로를 막고 있었다』고 말했다.

 상오 11시 50분께 겨우 조타실쪽 하(하)객실의 문을 열었을 때는 손을 뻗어 무엇이 있는지 확인해야 할 만큼 더욱 어두웠다.손을 이리저리 휘저을 때 40대여자의 시체중 발목부분이 기운 객실벽면에 떠붙어있는것이 손에 잡혀 인양되기도 했다.

 바로 옆에서 작업하던 잠수요원은 다시 낮 12시 25분 남모씨(29)등을 객실 통로에서 찾아냈다. 하객실로 가는 다른 통로로 접근한 또 한명의 잠수요원은 남자11명이 문에 끼인채 처참하게 숨져 있는것을 보고도 문을 열 수가 없어 상오에는 미처 인양하지 못했다.

 하오인양작업은 하객실의 시체를 인양하는데 집중됐으나 승객들의 각종 휴대품이 어지럽게 떠있는 상태여서 인양이 쉽지 않아 4시간여동안 3구를 인양하는등 이날 하루동안 14구를 인양하는 정도였다. 

 하오 7시께 수색·인양작업을 일단 끝낸뒤 해군구조대장 진교중대령(42)은 『문이 모두 잠겨 있는데다 배안이 너무 어두워 상당히 어려웠다』며『인양계획을 수정, 내일 다시 시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위도=임시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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