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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대만접근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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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대만접근 본격화

입력
1993.10.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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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말까지 대표부 설치 합의/“경제·외교적 제휴” 양국 공감대 북한과 대만의 접근이 1년여의 동면끝에 최근 다시 본격화되고 있다.

 대만의 집권 국민당 서기장(사무총장)교복본 입법의원은 지난 11일 북한과 대만이 올해말이전에 대북과 평양에 대표부를 설치하게될 것이라고 밝힘으로써 양측의 접근이 구체적 결실을 바라보는 단계에 왔음을 강력 시사했다.

 교복본 서기장의 이같은 발언은 자신이 지난 9월 초 입법의원자격으로 북한을 방문, 강성산 북한총리와 회담을 가진데 이어 김창호 국영사업신흥회사자동화 위원장등 3명의 북한관리들이 이달초부터 지난 6일까지 대만을 방문, 강병곤경제부장, 전복외교부장등과 회담을 가진 사실을 배경으로 깔고 있어 일단 애드벌룬 이상의 의미를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교서기장은 자신의 북한방문기간중 정경분리입장에서 북한과 경제관계를 강화하기로 합의했으며 북한관리들의 대만방문에서는 비자발급기능을 갖는 대표부를 설립키로 한단계 더 진전된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밝힌 것이다.

 89년 9월 대만이 북한을 「교역금지국」에서 「간접교역국」으로 변경하는 것을 시작으로 한 북한과 대만의 접근은 지난해 5월과 6월에 걸쳐 양국 경제대표단이 상호 방문하는 단계에까지 발전했다. 지난해 6월 최정근 전무역부장을 단장으로 한 북한의 무역대표단은 대만방문기간중 경제부, 교통부, 해운부등의 고위관리와 회담을 갖고 대만과 북한과의 직항로 개설을 제의하는 외에, 동해의 원산항과 황해의 남포항을 대만선박에 개방할 용의를 밝히는등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그러나 당시 북한과 대만과의 접근은 양측 모두가 한중수교를 지연·저지하려는 경제외적목적에 보다 큰 무게를 실었기때문에 막상 한중수교가 이루어지자 「중단」상태에 빠져 버렸었다. 북한은 크게 금이 가버린 중국과의 관계를 새롭게 설정하는 것이 급선무였으며 한국과의 외교관계가 단절된 대만 역시 경제적으로 북한에 비할바가 아닌 한국과의 비공식관계를 이룩하는 것이 시급한 현안이었기 때문이다.

 지난 7월 한국과 대만간의 비공식 관계가 수립되고 7월27일 한국전쟁 휴전 40주년 기념식을 계기로 북한과 중국과의 관계도 크게 개선됨에 따라 양측의 접근이 다시 시도된것으로 추측된다.

 북한측이 대만에 접근하려고 하는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 필요성때문이다. 현재 북한외교의 핵심은 「핵카드」를 버리지 않은채 일본·미국등의 서방과의 경제 협력을 추구하자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두마리의 토끼」를 좇는 북한에 대해 한·미·일등 이해 당사국들은 「국제적 공조」체제를 이루며 북한에 핵포기냐 경제고립이냐의 제로섬 선택을 요구하고 있는것이 이제까지의 상황이다. 국제적 공조체제의 틀을 파괴하려는 북한의 노력이 벽에 부딪치고 있는 가운데 지난 9월 중순 김정우대외경제위원회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한 북한의 경제대표단이 극비리에 홍콩을 방문, 홍콩에 진출한 서방은행들에 차관교섭을 시도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는 북한의 경제난의 심각성을 입증하는 것이며 또한 북한이 경제외교에 집중하고있다는 사실을 드러내 준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만의 접근을 북한이 마다할 이유가 없다.

 한편 대만으로서는 외교적인 고립을 탈피하기 위한 다면외교의 일환으로 또한 대중국, 대한국관계의 문제를 다룸에 있어 「북한 카드」가 여전히 효용성이 있다고 판단, 북한과 접근한것으로 보인다. 양측의 이해가 맞물려 이루어지는 북한과 대만과의 접근이 교서기장의 전망대로 대표부를 설립하는데까지 이른다면 남북한문제와 핵문제에 「대만변수」라는 새로운 요소가 개입되는것을 의미한다.【북경=유동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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