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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조… 전체예금 26%선/실명확인 안된 돈 얼마나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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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조… 전체예금 26%선/실명확인 안된 돈 얼마나 되나

입력
1993.10.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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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현재 “돈보다 명예” 전환포기 많을듯 비실명 예금을 자기이름으로 바꿔야 하는 마지막 날(12일)이 다가오면서 가·차명예금의 실명전환속도가 빨라지고 있으나 아직도 실명으로 전환하지 않은 가명계좌가 적지 않다. 차명이야 본인이 나타나지 않는 한 확인할 도리가 없지만 가명예금은 전환기간을 넘기면 원금의 10%와 이자의 거의 전부를 떼이는 불이익을 당할게 뻔한데도 버티고 있는 가명예금주가 제법 되는것이다. 

 재무부는 지난 9일 현재로 실명확인을 마친 계좌는 6천6백28만계좌에 2백50조원에 달했다고 11일 밝혔다. 전금융권 대상 계좌 1억2천3백27만계좌 3백41조원 가운데 각각 계좌기준으로는 54.5%, 금액기준으로는 73.5%가 실명확인을 끝낸 것이다.

 나머지 90조원가량은 9일 현재까지도 실명확인을 하지 않고 있는것인데 재무부 당국자는 막판 확인이 대량으로 이루어져 실명전환 마감일인 12일까지는 최소한 확인율이 80%선까지 올라갈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다 해도 20%에 해당하는 68조원이라는 막대한 예금이 실명확인을 하지 않고 마감일을 넘기게 되는것인데 이같이 실명확인을 미루고 있는 사람은 크게 두가지 유형이 있을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첫째는 게을러서 아직도 확인을 하지 않은 경우. 월급이체통장이나 정기적금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일반 은행통장들은 은행과 첫거래시 실명확인을 하면 되기 때문에 마감일 내에 굳이 할 필요가 없는것이다. 금융계는 이들 통장이 아직도 실명확인을 하지 않은 예금의 대부분을 차지할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하나는 13일 이후까지도 눈치를 보겠다는 유형. 정부의 실명제 정책이 자주 바뀌었으므로 13일 이후까지 차명통장을 확인도 전환도 하지 않은채 차명상태로 그대로 유지하면서 정책변화를 기다리겠다는 예금주들이다.

 가명예금의 실명전환율은 8일자로 계좌기준 70.3%, 금액기준 79.8%에 달하고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12일에는 가명의 실명전환율이 90%대로 상승할것으로 내다봤다. 9일 현재 미전환 가명예금은 5천7백75억원. 마감일까지 실명전환을 하지 않는 가명예금의 상당수는 「돈보다는 명예」를 택할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고위 공직자나 정치인 기업사장중에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신분노출보다는 돈을 포기하고 명예를 지키는 방법을 택하는 사람이 많을것으로 금융계는 보고 있다. 또 과징금을 물더라도 일단 12일을 넘기자는 「눈치 배짱족」도 상당수에 달하고 돈세탁에 이용됐던 몇만원 내외의 자투리계좌들은 마감일과 상관없이 영원히 주인이 나타나지 않아 은행 금고속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높은것으로 금융계는 추정하고 있다.【이백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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