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급이상 1.9% 불과… 지방엔 3급이상 한명도 없어/정부소속위선 90년 9%서 작년 5%로 줄어/국교 여교사비율 53%불구 교장은 3%뿐 정부 각기관의 고위직은 아직도 여성들에게는 좁은 문이다. 정부가 여성을 중간관리자 이상의 고위직으로 채용및 승진시키는데는 인색하기만 해 고위공직에 종사하는 여성의 숫자는 후진국 수준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다. 정무2장관실이 7일 제출한 국정감사자료에 의하면 지난해말 현재 공무원 85만7천4백66명 가운데 여성은 21만9천8백45명으로 전체의 25.6%에 달했으나 5급이상 고위공무원은 전체 2만5천2백45명의 1.94%인 4백92명에 불과해 고위직진출에서 여성이 푸대접 받고있음을 실증하고있다.
이같은 경향은 높은 직급으로 올라갈수록 더욱 심해진다. 4급이상 공무원의 여성비율은 1.59%, 3급이상은 1.23%, 2급이상은 0.7%인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지방에서는 3급이상 진출한 여성이 1명도 없다. 5급이상의 별정직 가운데도 여성은 0.63%에 불과하다.
중앙부처 소속 각종 위원회도 사정은 비슷하다. 같은 국감자료에 의하면 89년 국무총리의 지시로 정부내 위원회에 여성위원을 확대하도록 지침을 하달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위원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90년 9%, 91년 5.8%, 지난해 5.5%로 갈수록 줄어들고있는 실정이다.
지방자치단체 소속 위원회의 경우 여성비율이 90년이후 2배로 늘었으나 아직 전체 위원의 6.8%밖에 안된다.
비교적 남녀차별이 덜하다는 교육계도 마찬가지다. 여교사의 교장승진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서울교대부국 김일환교사(39)가 건국대 교육학과 박사학위논문으로 제출한 「국민학교 여교장의 진로발달 연구」에 의하면 지난해말 기준으로 국교의 여교사비율은 전체의 52.7%에 이르지만 전체 국교교장의 여성비율은 3.1%(1백87명)에 머물고있다. 특히 교장이 될수있는 30∼40년 경력자중 남자는 전체의 17%가 교장으로 승진했지만 여자는 2.2%만이 교장직을 차지하고 있는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이같은 여성 고위공직자 비율은 다른나라와 비교할때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84년말 유엔보고자료에 의하면 여성진출이 활발치못한 필리핀의 경우 최고행정관 8천4백1명 가운데 여성이 26.12%를 차지하고있었다.
지난1월 여성개발원이 발간한 「각국의 공적부문에 있어서의 여성차별철폐조치에 관한 연구보고서」는 현재보다 고위공직여성비율이 늘어나는 방향에서 직급별할당제나 채용할당제를 실시할것을 제안하고있다. 이 보고서는 또 여성공무원에게도 관리직 분야에대한 훈련프로그램을 강화하는등 남녀가 평등한 교육기회를 갖도록해야 한다는 점도 지적하고있다.
정부는 89년 공무원임용시험령을 개정, 9급공무원 채용때 여성에대한 할당제를 폐지하는등 하위공직자 선발에서는 비교적 개방된 자세를 보이고있는것이 사실이다. 이에따라 최근엔 하위직공무원 선발시험 합격자의 60%를 여성이 차지하는등 여성들의 진출이 눈에 뛰게 활발해짐에 따라 여성고위공직자의 필요성이 더욱 대두되고 있다.
여성개발원 김선욱 책임연구원(40·여)은 『공공부문은 민간기업등의 여성정책에 특별한 영향을 주는 만큼 당국의 고용정책이 적극적으로 변화해야 사회전반의 남녀평등도 실현 가능해진다』고 주장했다.【이랑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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