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위도=임시취재반】 1백40여명의 사망·실종자를 낸 서해훼리호침몰사고는 일요일의 부안 앞바다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몰아넣은 끔찍한 해양참사였다. 이날 사고는 바람이 심하게 부는등 기상악조건을 무시한채 항해를 강행하다 일어난 전형적 「인재」여서 언제까지 이런 어처구니 없는 사고를 거듭해야 하는것인지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게다.
▷사고순간◁
훼리호는 이날상오9시40분께 전북위도면 파장금항을 떠나 격포로 향하던중 항해 40분만인 10시20분께 강풍과 높은 파고등으로 항해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선장이 위도에서 4.6㎞떨어진 해상에서 배를 회항시키는 순간, 3∼5m높이의 파도가 배를 덮치면서 순식간에 전복됐다.구조된 탑승자들에 의하면 강한 바람과 함께 배안으로 물이 스며들기 시작한지 2분여만에 배가 좌우로 2차례 기우뚱한뒤 순식간에 침몰하기 시작, 바다속으로 자취를 감췄다.
부인 박명희씨(31)등 일행4명과 함께 탔다가 혼자 구조된 심석용씨(32·서울 강동구 천호동 167의164)에 의하면 배 뒤쪽 갑판에 서있던중 배가 임수도를 오른쪽으로 끼고 방향을 바꾸는 순간 오른쪽으로 크게 기우는 바람에 바닷물이 갑판위 허리께까지 들이쳤다.
이어 배는 3∼4차례 좌우로 크게 기울다가 오른쪽 뱃전이 물에 잠기며 그대로 뒤집혔다.
배에 타고있던 2백여명의 승객들은 배가 침몰하자 비명을 지르고 울부짖는등 아수라장을 이루었고 일부는 탈출을 위해 아이스박스와 구명정을 찾아 탈출을 시도 했다.
승객들중 관광객들은 갑판객실에서 바다를 구경하다 빠져나와 구조된 경우가 많았던 반면, 이 지역 주민들은 내부객실에 있다 대부분이 숨졌다.
▷현장◁
사고직후 인근해상은 아이스박스,널빤지,구명기구등에 몸을 의지한채 구조를 기다리는 승객들로 아비규환을 연출했다.
훼리호침몰은 워낙 순식간에 발생해 사고해상에는 부표등 구명기구가 떠있었으나 승객들이 이를 잡지못해 숨지기도 했다.
▷사고원인◁
이번사고는 선장이 이날상오 서해해상에 돌풍이 예상된다는 기상예보를 무시하고 해운조합과 해운항만청에 승선인원과 출항신고를 하도록돼 있으나 이같은 보고도 하지않은채 항해에 나선것이 가장 큰 사고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경찰은 훼리호가 기상악조건속에 파도를 피하기위해 임수도쪽 직선항로대신 북동쪽으로 항로를 이탈해가다 탑승객과 화물적재량이 용량을 초과한 선체가 강하게 몰아친 파도를 이겨내지 못한것으로 보고있다.
생존자들은 위도로 회항하던중 높이 3∼4m의 삼각형모양의 파도가 선체를 때린뒤 물이 들어오면서 10여분만에 침몰했다고 증언하고 있다.
위도격포구간은 지난해10월 훼리호가 취항한이후 30여차례나 출항이 취소되는등 기상이변이 극심한 곳으로 감독을 소홀히한 서해훼리측의 안이한 자세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구조◁
군과 경찰은 사고발생후 함정 33척·헬기12대·수송기 1대·고속정 6척·어선 30척과 2천1백여명을 동원,구조활동을 벌였다.군경은 일몰후 야간작업이 어렵고 더 이상의 생존자가 없다고 보고 인근해안탐색외의 구조작업을 일단 중단했다.
해군은 이날 하오 침몰한 여객선과 시체인양을 위해 진해항에서 특수장비를 갖춘 2천톤급 구조함·탐색함등 2척과 UDT및 해난구조 전문요원 90명을 동원,11일부터 본격 인양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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