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미술 등 5개부 설치 고유연구활동/사회교육 기능도 강화 서울대학교의 새 박물관(관장 안휘준 고고미술사학과 교수)이 14일 개관한다. 84년 착공해서 32억원의 공사비를 들여 이번에 완공한 새 박물관은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지어진 연면적 1천8백65평의 산뜻한 현대식 건물이다. 서울대박물관의 개관은 새 건물이 갖춘 다양한 기능과 함께 앞으로 대학박물관 운영의 모범을 제시하는 이정표가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지금까지 대학박물관은 책임을 맡아온 관장의 전공에 따라 특수 박물관의 역할에 그쳐왔다.
고고학 전공자는 특정 시대에 한정된 고고학 박물관, 미술사 전공자는 특정한 분야만 전시하는 미술사 박물관으로 운영해왔다. 그 큰 이유는 매년 지나치게 적은 예산의 배정과 대학 고유의 사명인 연구와 교육의 목적에 충실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한 한계를 넘기 위해 서울대 박물관은 운영체제를 올해 확대 개편해서 고고역사부(부장 최몽룡고고미술사학과교수 ), 전통미술부(안휘준 〃) , 인류민속부(왕한석 인류학과교수), 현대미술부(유근준 서양화과교수), 자연사부(최덕근 지질학과교수)를 설치했다. 이 5개 부에서는 각기 고유한 연구활동을 전개해 대학 안의 전공연구자들의 역량을 결집시킨다는 복안이다.
새 서울대박물관은 신축 공간답게 도난방지를 위한 적외선 감지시스템, 유물 보존을 위한 항온 항습장치가 설치돼 있다. 배치는 지하층에 자연사유물보존실을 비롯, 고고역사유물보존실 인류민속유물보존실 등 40∼50평 크기의 유물보존실 6개가, 지상 1·2층에는 고고역사전시실 현대미술전시실 자연사전시실 인류민속전시실, 2백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세미나실, 유물분석연구실, 5개부별 연구실등이 자리잡고 있다. 이 내부 공간배치에서 알 수 있듯이 서울대박물관은 전시보다는 연구에 더 중점을 두고 있다. 또 기존박물관의 고고학이나 민속학 관련 유물위주의 전시관행에서 벗어나 현대미술품과 자연사자료 등도 함께 전시한다.
서울대박물관의 소장품은 대학박물관으로서는 아주 많은 편이다. 경성제국대학박물관에서 이관된 만주와 몽골 유물, 도자기, 회화 등 8천여점 외에 자체 발굴과 기증품이 늘어나 종전의 좁은 박물관 건물로는 전시나 수장이 어려울 정도였다.
안휘준관장은『앞으로 서울대 박물관의 운영체제는 발굴 중심이 아니라 연구와 사회교육 기능 위주의 종합박물관 체제로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앞으로 대학뿐 아니라 지역주민을 위해서도 각종 프로그램을 마련할 계획이다.
서울대박물관은 개관기념특별전으로「현대미술 반세기―전통과 혁신」전시회를 마련했다. 내년 3월15일까지 1층 현대미술실에서 열릴 이 전시회에는 최만린 서세옥 윤명노 강찬균 권순형씨 등 서울대 전·현직 교수 42명의 작품 69점이 나온다. 또 서울대박물관이 소장한 조선 중엽의 화가 겸재 정선의「만폭동」, 단원 김홍도의「산수」그림 등을 모아「한국전통 회화도록」도 발간한다.【최성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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