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드와 대결·화해 양면작전/소말리아인들 외면… 결과 의문 미국이 소말리아의 늪에서 헤어나오기 위한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빌 클린턴대통령은 7일 대국민연설을 통해 『소말리아 파병 미군을 보호하고 유엔평화유지활동을 성공리에 마치기 위해 1천7백명의 미지상군병력과 1백4대의 장갑차를 증파하고 항공모함과 3천6백명의 전투해병 병력을 보유한 2개 상륙부대를 후방지원군으로 인근해역에 파견할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면서도 클린턴대통령은 내년 3월31일까지 수백명의 비전투 지원요원을 제외한 미군전원을 철수시킬것이라고 말했다. 발을 빼는 시한을 못박되 그 시한까지 소말리아 사태해결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이중전략이다.
클린턴대통령은 특히 추가파병되는 병력이 미군사령관의 지휘를 받을것이라고 밝혀 유엔평화유지군으로서가 아니라 미국의 독자적인 작전아래 소말리아사태에 대처해 나갈것임을 분명히 했다.
클린턴대통령의 대국민연설 직후 워런 크리스토퍼국무장관은 기자회견을 통해 유엔평화유지활동에 가담하고있는 30개국에 계속주둔을 요청하고 일부국가에 대해선 병력증파를 요청하는 한편 유엔, 아프리카 단결기구(OAU) 및 아프리카 인접국들에 측면 지원활동을 요청했다. 한마디로 총력전을 펼쳐 소말리아의 목을 죄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클린턴대통령의 대국민연설은 의도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사태를 몰아가고있다. 추가파병 요청을 받은 나라와 이미 소말리아에 병력을 파견해 놓고있는 국가들은 미국의 추가파병 계획보다는 철군 쪽에 더 비중을 실은 채 클린턴의 발언을 읽고있다.
유엔의 깃발아래 소말리아에 병력을 파견해 놓고 있는 프랑스와 벨기에는 자체 철군계획을 예정대로 밀고갈 계획이며 독일과 이탈리아에서도 자국의 평화유지군을 철수하라는 압력이 거세지고있다.
추가 파병요청을 받은 나라들의 반응은 더 뜨악하다. 파병돼 있는 병력을 철수시켜도 시원찮은 판에 추가파병요청을 받았으니 그럴만도 하다.
다른 나라들의 반응은 또 그렇다쳐도, 소말리아의 현상태로 미루어 볼 때 클린턴의 승부수가 효험을 볼 수 있을지조차 미지수다. 미국이 대대적으로 병력을 증강한다고 해도 아이디드군의 인민게릴라 기반을 와해시킬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결국 지난 12월 이래 미국이 추진해 왔으면서도 정작 소말리아인들로부터 별다른 인심을 얻지 못하고 있는 「자력에 의한 소말리아 소생」문제를 철수시한인 3월말까지 해결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더욱이 이번 병력증강이 미군사상자 속출에 대한 보복성 작전으로 비화될 가능성까지 있는 마당에 단기군사작전으로 소말리아문제를 해결키로 한것은 잘못된 선택이라는 지적을 받고있다.【워싱턴=정일화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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