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존중의 운전자윤리 규정을/「민간단체 추진… 정부도 긍정검토 『교통안전헌장을 만들자』
오는 10일(일) 한국일보사 주최로 펼쳐지는 제1회 한국 거북이운전대회를 계기로 운전자들의 교통안전의식을 고양하기 위한 윤리강령을 제정하자는 여론이 일고 있다.
녹색교통운동, 어린이교통안전협회등 민간 교통관련단체들을 중심으로 일고 있는 이 움직임은 9월로 전국의 자동차 등록대수가 6백만대를 돌파했고 또 교통사고율이 세계최고인 우리나라 교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민 모두의 의식이 자동차중심에서 인간중심으로 전환돼야 한다는 공감대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이들은 97년의 예상 자동차대수가 1천만대,2001년에는 1천3백80만대로 늘어나 3.4명당 1대꼴로 자동차를 보유하게 돼 건전한 교통문화정착이 시급하다고 말하고 있다.
이들 단체는 윤리강령의 필요성에 대해 『도로교통의 주역인 자동차운전자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지만 보행자보호등 운전자의 책임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며『운전자의 윤리의식은 자동차운전의 기본』이라고 지적한다.녹색교통운동 김은희교통민원실장은『교통사고예방에는 운전자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지만 현재 단편적인 수칙만 있을뿐 체계적으로 정리된 윤리강령이 없다』며『인간존중등을 담은 윤리강령을 제정,교통체계개편이나 운전자교육등에 활용해야할것』이라고 말했다.
현행 도로교통법은 횡단보도 통행자보호,고인 물 주의,승객·적재물의 안전조치등 안전운전에 관한 운전자의 의무를 규정하고 있으나 내용이 단편적이어서 복잡한 교통상황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들 단체가 윤리강령에 포함시키려는 이념은 자동차가 아닌 사람중심,운전자가 아닌 보행자중심의 인간존중,생명존중사상.현행 교통법규와 교통운영체제는 자동차중심으로 짜여져 인명경시풍조가 운전자들 사이에 만연돼 있기 때문이다.가령 보행자의 천국이 되어야 할 횡단보도가 신호등이 있는 곳이라도결코 안전하지 못한 곳으로 인식되고 사람을 치어도 10개항목에만 해당되지 않으면 처벌을 받지 않아 안전운전의식이 박약하다.
이와함께 인간존중의 이념을 바탕으로 운전자의 자세,주행중의 마음가짐등에 관한 세부지침을 설정,인간중심의 교통안전운동을 운전자 모두가 참여하는 차원높은 정신운동으로 고양시켜 나가자는것이다.또 이 강령에 일정한 구속력을 부여하면 전반적인 교통행정체제 개편과 이를 통한 건전한 교통문화 정착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어린이교통안전협회 허억사고예방실장은 78년에 자연보호헌장을 제정한것을 계기로 자연보호운동이 본격적으로 추진돼 큰 성공을 거두었던 점을 환기시키고『이제 운전자의 윤리를 규정한 교통안전헌장을 제정,범국민적인 교통안전운동을 전개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내무부 교육부 교통부 경찰청등의 관계자들도 교통관련 단체들의 이같은 움직임을 긍정적으로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제1회 한국거북이운전대회는 10일 상오8시 서울여의도광장을 출발, 태릉 육군사관학교까지의 2개코스를 2백50여 가족팀이 도로교통안전법규를 준수하며 주행하는 가족단위행사로 열린다.
참가자들은 대회당일 1급정비사의 사전차량점검은 물론 3백여명의 서울경찰청소속 교통경찰관들로부터 잘못된 운전습관·무의식적인 법규위반사항등에 대해 점검을 받아 이를 바로 잡을 수 있다.
본대회후에는 육사 화랑의식관람과 등반대회·자녀백일장등의 다채로운 행사도 곁들여진다.【남경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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