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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5 국장 리밍턴 여사/“영 첩보기관 총책은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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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5 국장 리밍턴 여사/“영 첩보기관 총책은 여성”

입력
1993.10.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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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취임… 80년베일 벗고 신원·조직 공개 지난 7월 중순 영국의 한 가십잡지는 로열아카데미에서 각료들과 함께 백포도주를 마시며 무심히 앉아있는 한 50대 여성의 사진을 게재했다. 이 사진의 주인공은 그후 지금까지 3백여차례나 매스컴에 오르내리면서 연예인에 버금가는 주목을 받고 있다.

 시원한 눈매와 이글거리는 눈동자, 단발머리에 오똑한 콧날, 앙다문 입술이 이지적이고 강렬한 인상을 풍기는 이 여인은 바로 영국국내첩보기관(MI5)의 총책 스텔라 리밍턴 여사(57)다.

 MI5가 80여년간 내려져 있던 비밀장막을 마침내 걷어올리고 총책의 신원과 조직을 공개한것이다. 냉전이후라는 시대상황과 메이저총리정부의 공개행정확대정책이 어우러진 결과이다.

 MI5는 영국내 테러방지및 방첩임무를 맡고 있는 정보기관이고 조직내에서조차 약칭 K로만 알려진 MI5의 총책은 지난 수십년간 영국첩보소설의 단골주인공이 돼왔다.

 영국정보기관을 이끌고 있는 최초의 여성국장 리밍턴여사는 회색빛 실크재킷을 입고 진주귀고리에 큼직한 반지를 낀채 드디어 카메라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정보기관 하면 연상되는 검은 음모와 그 음모를 총괄하는 괴수가 지닌 음산하고 비정한 이미지와는 전혀 딴판이었다. 더욱이 중절모자를 쓰고 우산을 든 노회한 예비역장교가 맡는 총책역할은 단지 영화적· 소설적인 상상에서 나온것이라는 점을 보여주었다.

 리밍턴국장은 MI5의 2천명 요원중 40%가 여성이며 연령층도 40대이하가 대부분이라고 밝혀 「옳은 일만 척척 해내는 건장하고 명석한 남성들」이라는 첩보원에 대한 통념을 수정했다.

 미모의 여국장은 실체를 드러내자  단연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더욱이 별거중이고 장성한 아들까지 둔 어머니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대중의 흥미는 그녀의 개인사로 옮겨갔다.

 옥스퍼드나 케임브리지대를 나온 여타 정보기관의 총책과는 달리 그녀는 에든버러대를 졸업했을 뿐 학벌도 신통치 않다. 전공은 영문학. 정보기관에 처음 들어와 자료를 보관하는 일부터 시작해 22년간 주로 대테러 및 정부전복 방지임무를 맡아왔다. 현재 받고있는 연봉은 11만 6천달러.

 리밍턴여사는 92년 2월 국장에 취임, 현재 영국각지에서 테러를 자행하고 있는 에이레공화군(IRA)에 대한 소탕전을 진두지휘하고 있다.【박진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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