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복역후 법대생된 전과자놓고 논란 살인범이 신성한 법의 수호자가 될 수 있는가.
요즘 미국에서는 법대생이 된 한 살인전과자를 놓고 미묘한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현재 애리조나주립대학 법대1년생인 제임스 햄(45).
그는 74년 마약밀매도중 거래자를 사살한 혐의로 체포돼 종신형을 선고받고 18년간을 복역하다 지난해 특별감형돼 풀려났다. 마약밀매에 살인죄라면 미국사회에서는 동정의 여지조차 없는 최악질범죄에 해당한다. 그러한 전력을 지닌 햄이 법학을 전공하고 더욱이 그의 성적이 워낙 뛰어나 앞으로 변호사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데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고 있다. 애리조나주만 해도 전과가 있는 변호사가 없는것은 아니지만 살인범같은 중죄인은 없다.
그러나 햄의 수형생활은 가히 모범수의 모델이라고 할만한것이었다. 햄은 감방동료들이 역기나 들고 모형총기류따위를 만드는 동안 칼 융의 심리학서적부터 도교사상까지 섭렵했으며 교도소내의 명상그룹과 자기계발프로그램등에 참여했다. 그의 말대로 햄은 『수형생활을 통해 자신과 세계를 보는 새로운 눈』을 터득했다.
감옥안에 설치된 대학교육과정에서 햄은 최우수학점을 받았으며 지도교수는 햄을 『가장 뛰어난 학생』이라고 칭찬할 정도였다.
햄은 출감후 애리조나법대에 지원, 15대1에 달하는 경쟁률을 뚫고 입학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이때 벌써 숱한 논란이 빚어졌다. 일부 주의원들은 『햄때문에 살인을 저지르지않은 학생 한명이 공부할 기회를 박탈당하게 된다』며 입학을 반대했고 현지 언론들도 『대학이 위험한 모험을 시도하고 있다』고 학교당국의 처사를 비난해댔다. 학교측은 주정부예산지원의 감축 내지 폐지위협에 시달리기까지 했다. 그러나 법대의 리처드 모건학장은 『그는 법대에 입학할 충분한 자격을 갖고있다』면서 거센 반발을 일축해 버렸다.
햄은 또 자신의 수형생활중에 경험하고 연구한 잘못된 교정행정을 개선키위해 교정국을 상대로 여러건의 소송을 제기, 승소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햄은 현재까지 훌륭하게 학교생활을 하고 있으며 다른 학생들로부터도 호감을 얻고있다.
그는 자신의 과거를 감추려들지 않을 뿐 아니라 동료학생들에게 오히려 자신의 경험을 통해 얻은 교훈들을 전하고있다.
햄은 자신의 범행을 변명하려들지 않는다. 그는 다른 마약거래동료 한명과 함께 돈을 지닌 두 젊은이를 유인, 달리는 차안에서 총을 쏘아 살해했는데 범행순간 스스로 엄청난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그후 햄은 자신의 유죄를 곧바로 인정하고 줄곧 자아의 재발견과 속죄의 길을 찾는데 몰두해 왔다.
전직 치안판사로 교도소순회도중 햄을 만나 결혼한 부인 도나가 지극한 정성으로 남편의 새삶을 돕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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