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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9일 개교 연변과기대 김진경총장(월요초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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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9일 개교 연변과기대 김진경총장(월요초대석)

입력
1993.10.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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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족 자긍심고취 「민족대학」육성”/중국 첫 한국어강의 대학/교수진·시설도 최고 확보/200만 동포들 큰 기대… 정부지원 절실□연길서 인터뷰=조상욱사회부기자 지난달 9일 중국 연변조선족자치주 수도에 개교한 연변과학기술대(연길시 북산가)는 중국대학사상 처음 우리말로 강의하는 대학으로서 2백만조선족의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한 한중수교 1년을 넘긴 지금 연변은 남북통일을 앞두고 중요하게 부상되고 있어 조선족의 인재를 양산할 연변과기대는 우리국민들에게도 큰 관심사가 아닐수 없다. 설립자인 김진경총장은 지난달 21일 학교총장실에서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연변과기대는 중국정부로서도 문화개방의 첫모델케이스로서 큰 관심대상이 되고있다』며 『진정한 민족대학으로 발돋움할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을 보여달라』고 호소했다.

 ―한중수교 훨씬전 사회주의국가에 대학설립을 생각한 배경은 무엇입니까.

 ▲2백만 중국조선족은 슬픈 우리역사의 피해자입니다. 일제하 농토를 빼앗기고 항일운동을 위해 만주로 이동한뒤 망국의 한 속에서 우리말을 고스란히 간직한 동포가 중국말고 어디있습니까. 이들은 우리가 책임져야 할 대상입니다. 86년 첫 방문시 우리말을 간직한 같은 핏줄이 남북한의 소모적 경쟁속에서 고아로 방치된 사실을 알게됐습니다. 중국엔 우리말로 강의하고 배우는 조선족국민―고등학교가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말로 배우는 대학은 없습니다.  대학없이 민족문화도 있을수 없다는 게 저의 신념입니다. 동구개혁전부터 「이념전쟁」은 끝나고「경제·기술전쟁」시대가 오리라 확신했습니다. 동포들이 대학진학의 꿈과 취업의 보장이 없으면 결국 조선족학교는 줄어들것은 필지의 사실입니다. 대학은 우수한 조선족이 우리말과 문화에 자부심을 계속 가지고 살 수 있는 최소한의 요건에 불과합니다.

 ―교수진등 학교현황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한국과 중국은 물론 미국, 캐나다등 국적이 다양합니다. 올해 본과 15명교수 모두가 박사학위를 소지했을만큼 최고의 교수진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학생수는 4년제(본과) 5개학과 2백명을 비롯, 2년제(전과) 80명이며 부속 기아건설훈련원과 건설기술훈련원은 7월말 처음으로 졸업생 2백명을 배출했습니다. 건물은 본관동, 학사동, 기숙사, 교수동 4개의 건물이 완공됐으며 후원금이 마련되는 대로 계속 건물을 증축할 생각입니다. 단순한 대학이 아니라 「민족의 얼굴」「민족의 자긍심」을 학생들이 느낄수 있는 「민족의 대학」으로 육성하기 위해 기숙사시설등 건물도 최고수준을 유지할 생각입니다.

 ―유능한 학생들을 국내유수대학으로 유학시킬 계획은 있습니까.

 ▲본교는 민족을 영도할 소수정예엘리트교육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지원자수가 정원에 미달되는 사태가 있어도 커트라인에 도달하지 못하는 학생은 뽑지 않을 생각입니다. 중국은 농민의 연수익이 1백∼2백달러에 불과해 공부를 잘해도 대학에 보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학생들에게 면학을 고취하기 위해 학점 3.0이상에게 학비면제를 3.5이상에겐 월1백∼2백원(1만원-3만원)의 장학금을 주고 있습니다. 우수한 학생은 연세대, 고려대, 이화녀대등 국내대학과 연계해 대학원공부를 시키고 필요할 경우 미국대학에까지 유학시킬 생각입니다.

 ―설립하기까지 어려움이 많았을텐데요.

 ▲처음엔 아무도 가능하다고 보지 않았습니다. 중국이 경제개방은 했지만 외국인투자대학을 설립한다는것은 「문화침략」으로 볼수 있기때문에 사실 지금까지도 쉽게 문을 열지 않고 있습니다. 사재를 몽땅 털어 시작했지만 역부족을 느꼈을때 한국의 소망교회, 사랑의 교회, 기아그룹등의 협조가 첫발을 떼는데 큰 격려가 됐습니다.

 ―재단구성및 국민의 광범위한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방안은 없는지요.

 ▲후원이사회가 구성돼 있습니다. 소망교회 곽선희목사가 이사장으로 있으며 서울사무소(559-5213)를 제공해준 김춘식 계몽사회장, 김덕롱 제1정무장관등 10명이 이사이고 김희집고려대총장, 송재연세대총장등이 고문으로 있습니다. 한달에 한국돈 5만원정도만 내면 학생 1명의 학비와 숙식비및 장학금을 완전히 해결할수 있습니다. 연변과기대는 특정개인이나 기업의 사유물이 아니며 오직 국민들의 작은 정성이 모인 국민의 대학이며 민족의 대학입니다. 각 은행지로창구(번호 6804624)를 통해 후원금을 모으고 있는데 전세계적으로 후원자들이 2천여명을 넘고 있습니다.

 「민족도서관」에 보관될 한글판 도서 5만권이 수집됐는데  「책1권보내기운동」에 국민들의 정성이 모아지길 바랍니다. 30만평 캠퍼스 민둥벌판을 「민족동산」으로 만들기위해 우리민족의 푸르고 꿋꿋한 기상을 상징하는 소나무로 가득 채울 생각입니다. 백두산 관광길에 잠시 대학에 들리어 「나무한그루기증운동」에 동참해 주시길 기대합니다. 또 기아그룹 김선홍회장이 기아기술훈련원을 세웠듯이 민족학교에 뜻있는 국내대기업들이 훈련원을 세워 유능한 기능공을 양성한다면  일거양득이 될것입니다.  

 ―한국정부의 지원은 없습니까.

 ▲아직 한국정부의 지원은 없습니다. 사실 일본에서 조총련이 막강한 힘을 존속해온 큰이유가 북한이 조총련계학교를 세웠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교육부의 해외동포교육기금이나 외무부의 국제문화교류협회기금등이 돈많은 미국, 홍콩한인학교설립등에만 쓰이지말고 가난한 중국동포들에게도 쓰여졌으면 합니다.

 ―연변과기대는 동포들에게 「고려대학」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민족대학설립후 조선족들에게 어떤 변화가 생기고 있습니까.

 ▲많은 동포들은 과기대를 고려대학이라 부르듯 한중수교와 함께 경제적 발전뿐만아니라 의식과 문화면에서 「조선족문화의 르네상스」를 맞고 있다고 봅니다. 특히 2만여명이 사는 내몽고, 흑룡강성등에선 아무런 희망이 없다가 우리말로 강의하는 대학이 생겼다는 희소식이 전해지자 지난해 연변과기대 부속훈련원엔 2백명모집에 2천명이 응시했을만큼 관심이 높습니다. 또 우리말을 체계적으로 배우기 위해 연길,할빈,목단강,내몽고수도등에는 조선어학원까지 등장했습니다. 한마디로 우리의 의식으로 동화돼 간다고 할수 있겠죠. 물론 여기에 이르기까지 보여준 중국정부의 관심과 배려도 잊어서는 안되리라 봅니다.

□약 력

▲1935년 경남 의령출생

▲54년 마산고 졸업

▲58년 숭실대졸업

▲68년 영국 클립톤대 박사

학위수여

▲고신대교수

▲미 미시시피주 RST 객원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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