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순환은 어쩔수 없는 자연의 섭리다. 추석연휴를 지내고보니 찬이슬 맺힌다는 한로(8일)가 바짝 다가왔다. 아침저녁으로 이는 소슬바람이 한결 청량감을 준다. 모진바람과 천둥번개속에서도 제자리를 지키며 자라온 오곡백과의 축복에 감사할줄 알아야 한다. ◆가을의 문턱에서 독일의 시인 릴케는 『주여, 가을이 왔습니다』라고 영탄했다. 그는 작열하는 여름의 햇볕이 있었기에 달콤한 포도주의맛을 내는 포도알이 영글었다고 찬미했다. 바야흐로 땀흘린 여름의 보람이 결실로 응답하는 계절이다. ◆새벽에 일어나 가까운 약수터에라도 발길을 옮겨보라. 오솔길풀섶에 매달린 이슬방울은 찰나적인 생명의 덧없음을 깨닫게 해준다. 동산에 해가 솟아올라 햇살이 산허리에 비칠때 구슬같이 영롱하던 이슬방울은 순식간에 제모습을 감추고 만다. 여기서 「초로」가 주는 의미를 새겨볼 수 있을것이다. ◆10월은 상달. 어제(3일)는 4325주년개천절이었다. 이날을 맞아 모범수형자 8백2명을 가석방시키고 모범소년원생 2백84명을 가퇴원시키는등 모두 1천1백43명을 사회의 품에 복귀시켰다. 이들이 갱생할수 있도록 사랑으로 받아들이는 일이 중요하다. 이슬처럼 찰나적인 인생일수록 사랑의 영원함을 알아야 한다. ◆어느나라에나 개국 신화가 있다. 그것이 소중한 까닭은 민족의 숨결을 담고있기 때문이다. 단군성조가 이땅에 나라를 열고 「홍익인간」의 뜻을 폈다는것이 우리의 개국신화다. 널리 인간세계를 이롭게한다는, 한마디로 사랑의 경륜을 강조한것이다. 개천절에 즈음해서 평양방송이 「단군릉」 발굴을 보도했다는 외신이 있으나 넋나간 이야기가 아닌지 모르겠다. 어쨌든 이 가을에는 홍익인간의 사랑정신을 기다리는 불우이웃들을 먼저 기억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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