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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도 조상이…”/무의탁 출소자들 합동차례(등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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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도 조상이…”/무의탁 출소자들 합동차례(등대)

입력
1993.09.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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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추석이 예년에 비해 썰렁한데도 조상에게 절이라도 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준 분들께 감사할 뿐입니다』27일 상오 11시 서울 용산 구민회관에서 열린 「중추절 피보호자 합동차례 및 위로연」에서는 관내 무의탁 출소자 20여명이 은은한 향내음속에 조상들에게 차례를 지내고 있었다.

법무부 갱생보호회 용산구 보호협의회(회장 조승준)가 마련한 이 자리에는 대부분 부모없이 고아원에서 자라 소년원과 교도소를 전전하다 출소한 40∼60대 어른들이 누추한 옷차림에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누구인지도 모르는 조상들에게 절을 올렸다.

이들은 「뿌리없는 나무가 없듯 부모없이는 그 누구도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없다』며 『하루 빨리 가정을 꾸려 내년에는 이 자리에 나오지 않길 바란다』는 조 회장(54)의 말에 고개를 떨구었다.

또 한성방 전 회장(68)이 『고향이 이북(함흥)이라 여러분들의 심정을 다소 이해한다』며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고 조상들에게 새 사람이 되겠다는 약속의 자리로 삼자』고 격려하자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다.

30여분간 진행된 합동차례가 끝나자 이들은 30여명의 보호협의회 회원들과 점심을 같이 하며 『불경기가 겹쳐 생활에 어려움이 많지만 회원들의 격려와 도움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살겠다』고 입을 모았다.

최영호 사무총장(49)은 『85년 설립이후 추석,연말,설날 등 해마다 3번씩 이같은 자리를 마련해왔지만 올 추석은 다소 썰렁한 느낌』이라며 『그러나 이들에게는 명절 한때의 온정보다 죄를 씻고 올바르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인식의 변화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이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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