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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올림픽풍향」 예측불허/유치실태 후유증 수습 어떻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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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올림픽풍향」 예측불허/유치실태 후유증 수습 어떻게 할까

입력
1993.09.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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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보복 감정조치는 안할듯/인권시비 장기적 대응 미지수2000년 올림픽의 북경유치가 실패로 돌아간 소식이 전해진 직후인 24일 새벽 2시37분(북경시간). 전날인 23일 하오 8시부터 IOC 총회가 열린 몬테카를로와 홍콩 등을 연결,3각 다원생중계방송을 진행하던 중국 CCTV는 중계방송을 잠시 중단하고 뉴스를 보냈다.

뉴스가 전하는 내용은 두가지였다. 하나는 이철영 당정치국원겸 국무원 부총리가 올림픽유치 대표단에게 당과 정부를 대표하여 그동안의 노고를 치하하는 전화를 했다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이번의 유치실패에 실망하지 말고 다음을 기약하자는 요지의 24일자에 실릴 인민일보의 평론이었다.

이같은 신속한 내용은 한편으로는 중국이 게임유치에 실패했을 경우에 주도면밀하게 대비해왔다는 증거이며 다른 한편으로는 유치실패에 따른 후유증을 중국이 어떤 방식으로 수습하려는가를 시사하는 증표이다.

올림픽유치 후유증으로 예상되는 것은 내부 인책문제와 미국을 비롯한 대서방 관계악화 문제이다.

중국은 잘 알려진바와 같이 91년 12월 정식으로 2000년 올림픽 유치신청을 낸 이후 지난 1년반동안 「거국적」이라는 표현이 조금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유치를 위한 총력전을 펴왔다. 따라서 유치가 실패로 돌아간 이상,어떤 형태의 책임추궁이 있으리라는 것은 누구나가 상정해볼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이철영이 전화로 노고를 치하하고 거기에 덧붙여 대표단을 성대히 환영하겠다고 밝힌 사실을 놓고 볼때 이러한 상식적인 전망은 문자 그대로 「상식」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 3차 투표까지 선두를 유지했고 또 4차 투표에서도 2표 차이에 그친 「선전과정」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것이 오히려 합당한 전망일 수 있다. 다만 중요한 시기에 96년 아틀랜타올림픽 불참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감표효과를 초래한 장백발 북경 부시장의 처지는 앞으로 곤란해질 것이라는 것이 북경 외교소식통들 사이의 중론이다.

단기적 전망을 놓고만 본다면 같은 맥락에서 미국을 비롯한 대서방관계도 큰 줄기에는 변함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림픽을 개최하는 기회가 한번만 있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한 인민일보 평론은 올림픽 유치에 실패한 원인은 복합적이지만 중국은 누구를 원망하거나 자포자기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평론은 세계인구의 5분의 1을 점하고 또 5천년의 문명을 자랑하는 중국이 올림픽을 개최할 날은 멀지 않을 것이며 그 때를 위해 노력하자고 결론을 내리고 있다. 중국측의 이러한 감정자제는 올림픽의 유치실패에 절대적으로 기여한 미국 등 서방국에 대해 직접적인 보복이 없을 것임을 천명한 것으로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또한 경제적으로는 미우나 고우나 미국과 서방을 필요로 하고 있는 것이 중국인 이상 하고 싶어도 보복을 할 수 없는 것이 중국의 실정이다.

그러나 장기적 전망과 관련하여서는 이번 올림픽 총회가 동과 서,그리고 남과 북이 대립구도를 극명하게 표출시키는 한 계기였다는 점만은 분명하다. 냉전이후 세계질서가 이데올로기적 편가르기에서 인종적 지역적 편가르기로 치닫고 있는 사실은 스포츠 행사인 이번 IOC 총회에서도 드러났다.

4차 투표의 45대 43이라는 표결결과는 구체적 내용을 들여다 볼 것도 없이 서구대 비서구 그리고 다른 한측면으로는 남과 북의 대립구도의 결과이다. 그리고 2000년 올림픽 유치에 직접적 이해당사국이 아닌 미국이 중국의 인권문제를 IOC 총회를 앞둔 시점에 연속해서 터뜨린 행위를 순진하게 중국의 인권향상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 한 것만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다. 북경에 올림픽을 유치토록 하는 것이 중국의 인권상황을 개선시키는데는 보다 효과적이라는 반론이 미국 내부에서 나오는 것도 미국 인권공세의 「비순수성」을 드러낸다.

특히 이번 경우 인권공세 과정에서 영국과 미국의 협조가 두드러졌으며 막판에는 영연방국가인 호주와 영국의 「합세」가 2000년 올림픽 개최지의 향방을 정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중국의 경제력 향상과 국제적 지위부상에 따라 서구국가들을 중심으로 일기 시작한 「중국위협론」이 서구국가들의 정책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자리잡았음을 이번 올림픽 총회는 보여주었으며 따라서 중국의 장기적 대응은 온건을 천명한 단기적 대응과는 사뭇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북경=유동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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