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용력·소신겸비로 신망”/일부선 “의외” 아쉬움 표시도/재산공개등 관련 후속인사 폭에 관심○…윤관 대법관이 12대 대법원장에 지명되자 법원 주변에선 윤 대법관이 사법행정에 밝고 소탈한 성품의 소유자임을 들어 대체로 반기는 분위기였다.
법관들은 『윤 대법관이 평소 인화와 내부단결을 강조,후배판사들로부터 신망이 두터운데다 중앙선관위원장 재임시 드러났듯 정치적 감각도 뛰어나 위기의 사법부를 이끌수 있는 최적인물』이라고 말했다.
대법원의 한 판사는 『윤 대법관은 대내외적으로 흐트러진 사법부를 수습할 수 있는 포용력과 사법부의 독립을 용기있게 지켜나갈 수 있는 소신을 두루 갖춘 인물로 법조내외에 정평이 나 있다』며 『재조출신인데다 정치감각까지 겸비하고 있어 사법부 개혁작업을 무리없이 잘 이루어갈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호남출신 대법관과 판사들은 『가인 김병로대법원장 이후 처음으로 호남출신 대법원장이 나왔다』며 윤 대법관의 대법원장 지명소식을 크게 반겼다.
○…서울 서초동 법원의 한 소장판사는 『현재 사법부가 요구하는 수장은 원만한 인품을 지닌 덕망있는 인물보다는 사법부의 과거 모습을 떨치고 법원의 인사·재판관행·관료주의 등을 개혁할 수 있는 개혁지향적인 인물』이라며 우회적으로 아쉬움을 표시.
○…당초 새 정부의 개혁정책에 따라 이회창 감사원장이 유력하다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던 탓인지 대법원 수뇌부들은 윤 대법관의 지명을 사전에 감지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신임 대법원장 지명자는 전날 저녁 청와대 만찬에서 지명소식을 접했던 때문인지 평소와 다름없이 이날 상오 9시께 담담한 표정으로 대법원 본관 3층 집무실에 출근,대법원장 지명을 축하하는 내방객을 맞이하고 축하전화를 받기에 분주했다.
윤 대법관의 지명소식이 알려진 상오 10시께 박우동 최재호대법관 등과 법원 행정처 간부들은 윤 대법관 방에 들러 축하인사와 함께 잠시 담소했으며 이 자리에서 윤 지명자는 『어려운 시기에 중책을 맡게돼 걱정이 앞선다』며 짤막한 지명소감을 피력했다.
○…대법원장이 지명됨에 따라 국회의 임명동의 절차가 끝나는 대로 후속인사가 단행될 것으로 보여 법원 내부에서는 인사폭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대법원의 한 관계자는 『윤 대법관이 대법원장에 취임할 경우 대법관 1자리와 이달초 재산공개 과정에서 물의를 빚고 사퇴한 광주지법원장 1자리 등 모두 2자리가 공석이 된다』며 『그러나 단순한 자리메움이 될지 대폭인사가 될지는 아직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일부에서는 『재산공개이후 쏠아진 국민들의 따가운 비판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인사태풍을 점치기도 했다.
대법원 내부에서는 윤 대법원장 지명자보다 서열이 높은 박우동 법원 행정처장이 직책상 이동이 불가피하지만 다른 대법관의 사퇴여부가 주된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들은 윤 대법관이 지명되자 대체로 예상했다는듯 『거론됐던 분들중 최적임자가 아니냐』고 환영했다.
검찰내부에서는 대체로 강성 이미지를 지닌 이회창 감사원장이 지명될 경우 검찰도 사법부 개혁파도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우려했으나 사법부의 새 수장으로 합리적인 윤 대법관이 등장하게 되자 반기는 분위기였다.
○…대한변협 이세중회장은 『윤 대법관의 경륜과 인품에 비추어 대법원장으로 지명된 것은 환영하지만 대한변협이 개혁기의 사법부 수장인선 기준으로 내세웠던 것에 비추어 보면 다소 미흡한 점이 있다』고 밝히고 『윤 대법관장 지명자는 최우선으로 재산공개 등으로 입었던 사법부의 상처를 치유하고 국민 신뢰회복을 위해 힘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학계와 일반시민들도 윤 대법관의 대법원장 지명에 큰 기대감을 표시하고 일단 환영했다.
서울대 법대 최종고교수는 『신임 대법원장 지명을 계기로 사법부가 국민적 기대와 요구에 부응,개혁으로 나아가는 전기를 마련하기 바란다』며 『앞으로는 재조와 재야가 더욱 협조,법조 일원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서강대 박홍총장은 『군사독재시절 사법부는 권력의 시녀로 국민들의 신뢰를 상실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새롭게 출발할 사법부는 의식과 제도를 과감히 개혁,엄정한 법의 권위를 되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총장은 특히 권력에 예속되지 않는 사법부의 모습을 갖추기를 기대했다.
YMCA 시민중계실 책임간사 신종원씨는 『새 대법원장 지명자는 사법부내의 자유로운 의사개진과 의견수렴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사법부내 민주화를 기하고 형평성과 정당성에 시비가 없는 재판을 통해 국민들로부터 권위를 되찾아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이진동·김범수기자>이진동·김범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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