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국정연설,구체화가 과제(사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국정연설,구체화가 과제(사설)

입력
1993.09.22 00:00
0 0

민주국가에서 대통령이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에 나가 국정계획을 밝히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너무도 당연한 이런 관행이 오랫동안 행정부의 국회 경시태도에 의해 지켜지지 않은 것은 매우 유감된 일이었다. 그런점에서 김영삼대통령이 문민정부 출범후 처음으로 정기국회에 출석,새해 국정운영의 방향을 직접 밝힌 의미는 매우 크다. 이는 곧 문민시대를 맞아 대통령이 입법부의 권위를 존중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 할 수 있다. 대통령의 국회출석 관행은 앞으로 반드시 지속돼야 한다.김 대통령의 국정연설은 취임후 7개월간 실시해온 부정부패 척결 등 사정과 개혁의 경과와 실적을 소개하고,이같은 개혁과 변화가 신한국 창조와 관련하여 새해에도 계속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김 대통령이 연설에서 천명한 것은 새해 국가경영의 철학과 기본방향인 만큼,정부는 앞으로 각 분야별로 구체적인 실천청사진을 국민앞에 제시해야 할 것이다.

이번 연설에서 가장 주목되는 것은 대통령이 정치개혁에 강한 집념을 표시하고 나아가 정치와 국회가 달라져야 한다고 역설한 대목이다. 이는 새정부 출범후 군 검찰 경찰 등 행정부와 사법부 등에 대대적인 개혁과 자정바람이 불고 있는데도 정치권­국회만은 여전한 구태속에 체질개선을 외면하고 있는데 대한 강한 불만을 나타낸 것으로 봐야할 것 같다. 정치개혁은 깨끗한 선거에서 시작하는 것이며,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고 정치자금을 투명하게 해야 한다고 지적한 것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정치개혁입법을 반드시 이룩해야 한다는 분명한 주문이라고 하겠다.

특히 정치개혁을 위해 정치인들의 자기희생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한 점은 음미해볼만하다. 이는 그동안 행정부와 사법부에서 깨끗한 공직풍토 조성과 관련하여 많은 희생이 있었고 지금도 진통중인 상황이 결코 강건너 불구경감이 아니라 정치인들도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며 자체 정화가 되지 않을 경우 인위적인 정화,즉 정계개편도 단행할 수 있다는 시사로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어느 면에서 이는 정치권에 대한 태풍경보로서 여야 의원들이 어떤 반응과 노력을 보일지 궁금하다.

김 대통령이 연설을 통해 「과거를 청산하되 과거에 매달려서는 안된다」면서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세계와 미래를 내다보는 큰 정치,여야가 21세기의 신한국을 위해 함께 달려가는 멋진 정치를 펼치자고 호소한 대목들의 원칙과 정신에는 우리도 공감한다. 또한 안으로는 인간화를 위한 교육개혁과 의식개혁을 추진하고 밖으로는 우리의 활로를 세계와 미래로 넓혀야 한다는 주장 역시 옳다.

문제는 이러한 모든 개혁과제들이 국민의 전폭적인 협조를 얻을 때에만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모든 개혁은 대통령 혼자서 결단하고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온국민이 함께 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는 국민적인 인식과 신뢰가 무엇보다도 긴요하다.

따라서 정부와 여당은 먼저 모범을 보여줘야 한다. 각 분야에 걸친 제도개혁을 비롯 깨끗한 선거,투명한 정치자금 운용,생산적 정치,대화에 의한 정치 그리고 당내 민주화 등에 걸쳐 정부·여당이 솔선수범하기를 기대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