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에 4배차… 연정협력 천명/7선 의원… 당내분 해결사 기대무라야마 도미이치(촌산부시·69) 일본 연정의 국회 대책위원장이 20일 제13대 사회당 위원장으로 당선됐다.
중의원의 소선거구·비례대표 도입여부가 쟁점이 된 이번 위원장선거에서 당내의 폭넓은 지지를 얻은 무라야마씨가 호헌·좌파의 지원을 받은 참의원 초선인 이토(완정민·46)씨를 4배나 되는 압도적인 표차로 눌러 야마하나(산화정부·정치개혁담당 장관) 위원장의 뒤를 잇게 됐다.
이번 위원장선거가 전례없이 관심을 모은 것은 사회당이 현 일본 연립정권의 제1당인데다 어느 후보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연립정권의 향방이 달려 있었기 때문.
좌파 출신이면서도 야마하나 위원장의 설득으로 연립여당의 정치개혁안에 찬성을 표시한 무라야마와는 달리 이토 후보는 사회당의 독자노선을 주장하며 소선거구·비례대표제의 도입을 반대,연립정권에 참여한 여타 정당을 긴장시켰다.
이날 당선이 확정된후 무라야마씨는 『지난 총선에서 나타난 국민들의 의사를 받들어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정치개혁을 추진하고 있는 연립정권에 협력할 뜻을 밝혔다. 그는 선거제도개혁에 관해서도 당내의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25일의 위원장 취임 당대회에서 승인을 구할 뜻을 비쳤다.
오이타(대분)현 출신으로 중의원 7선인 무라야마씨는 어부의 아들답게 검소한 생활과 온후한 성격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총선때는 입후보할 뜻이 없었으나 당에서 대타가 없다며 출마를 간청했고 이번 위원장선거 때도 당이 좌우파로 갈려 두쪽이 날 위험이 있자 「노선대립의 접착제 역할」을 하겠다는 각오로 나섰던 것.
호소카와(세천호희) 총리를 비롯한 연립정권의 핵심멤버들은 이토 후보가 당선될 경우 연립정권의 기반이 흔들릴 것으로 우려했으나 표차가 많이 벌어지자 일단 안도의 표정을 지었다.
야마하나 위원장이 이번 선거에 앞서 우파의 구보(구보긍) 위원장대행 및 무라야마 국대위원장과의 3자회담에서 후보 일원화안을 제시하며 구보씨가 출마할 경우 무라야마씨를 서기장으로 앉힐 뜻을 밝힌바 있다.
따라서 우파와 중도그룹에선 무라야마씨가 위원장이 되면 서기장은 당연히 구보씨가 될 것으로 기대해왔다. 사회당의 집행부 인사는 지금까지 거당체제를 중시,위원장과 서기장은 다른파에서 나오는 것이 관례이기도 했다.
그러나 처음부터 무라야마씨를 옹립했던 「진정한 정치개혁을 추진하는 모임」측이 『무라야마와 구보씨는 서로 성격이 맞지 않다』 『구보씨를 서기장으로 하면 후보일원화때 밀약이 있었던 것으로 오해받는다』는 등의 주장을 늘어놓고 있다.
이렇게 되자 우파와 중도그룹측에선 『무라야마 진영이 서기장도 갖겠다면 이쪽에서도 협력할 수 없다』는 강경자세로 돌아섰다. 무라야마씨는 자기를 밀고 있는 그룹과는 달리 『당전체의 협조를 중시하겠다. 어려운 시기이니 파벌에 구애받지 않고 인재를 적재적소에 등용할 생각』이라고 말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서기장의 인선이 사회당이나 연립정권에 어떤 파문을 던질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도쿄=이재무특파원>도쿄=이재무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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