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을 방불케 하는 차도에 조금은 숨통이 트였다. 버스전용차선인 청색선이 서울시내와 수도권 일부에 확대되면서 버스의 소통이 상당히 원활하고 빨라졌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손님으로선 반갑고 고마울 따름이다. 가능하면 청색차선이 더 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 효과는 이미 통계로 실증되었다. ◆여기서도 골칫거리는 역시 질서의식이다. 단속하는 기색이 안보이면 승용차나 화물차가 거리낌없이 끼어든다. 이렇게 난장판처럼 되면 버스는 물론 끼어든 자동차도 달릴 수가 없다. 결국 도로아미타불이 되어버린다. 가끔 목격하는 바이지만,교통경찰관에 걸려든 위반차량의 운전자들은 한결같이 불만의 표정이 가득하다. 끼어들었기로서니 무슨 잘못이냐 하는 얼굴이다. ◆귀에 못이 박히게 듣는 말이지만 교통난의 큰 원인은 교통문화의 부재에 있다. 도시교통을 연구하는 한 대학강사가 「교통문화를 좀 먹는 10가지 착각」을 골라서 운전자들의 편견을 꼬집었다. 「내가 끼어들면 차선변경상 불가피,남이 하면 얌체운전」 「내가 불법주차를 하면 주차장 부족때문,남이 그러면 준법정신 부족」 이런 내용들이다. ◆오로지 남의 탓이라는 자기 합리화만이 머리에 꽉 박혔다. 몇년전에 가톨릭을 중심으로 「내탓이오」 운동이 벌어진 기억이 새롭다. 그럼에도 남에게 핑계를 미루는 버릇은 좀체 고쳐지지 않고 있다. 아니 더욱 고질화하지 않나 하는 느낌이 없지 않다. 교통경찰관의 단속에 인상을 쓰기전에 자기 단속부터 철저해야 마땅하다. ◆대학강사가 제시한 「10가지 착각」을 교통문화의 10계명으로 삼을만하다. 착가중엔 이런 것도 있다. 「내가 앞차를 받으면 앞차의 급정거탓,뒤차가 내차를 받으면 안전거리 미확보탓」 모두가 남의 탓이지 내 탓은 없다. 이런 사람들이 차를 몰고 나서면 짜증은 남보다 더 낸다. 이것도 남의 탓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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