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라이프관련발표 조작” 주장/청와대 메모지등 자료 함께 수록금융실명제 실시로 사채시장 등 지하경제가 움츠러들고 라이프그룹의 정치비자금 조성 및 제공여부에 대한 수사가 진행중인 가운데 건국이후 최대 금융사기사건인 이철희·장영자사건을 다룬 체험적 실화소설이 출간됐다.
「빠징코 코리아」 「카지노 코리아」의 작가 김성길씨(42)가 펴낸 「늑대들의 연미복」(도서출판 모아간)은 이·장사건의 최대의혹으로 남아있는 5공세력과의 유착관계를 잡지사 기자가 역추적해 가는 형식을 빌려 폭로하고 있다.
특히 78∼83년 5년동안 라이프주택 자금부에서 근무했던 작가 김씨는 그동안 이·장사건의 피해자처럼 알려진 라이프주택의 정경유착 부분을 규명키위해 근무당시 1년동안 이·장사건 후유증 처리에 골몰하면서 모아 두었던 각종 자료도 함께 수록해 주목된다.
김씨가 공개한 자료는 청와대메모지,국세청 조사보고서,관련기업의 경위서,주거래은행의 대책보고서,라이프주택의 청와대 및 관계당국에 보낸 사건경위서 등이다.
김씨는 『82년 5월 이장사건발생후 사건관련기업의 자금을 담당했던 사람으로서 사건의 진실이 축소·은폐되는 과정을 보면서 언젠가는 사실을 말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 자료를 몰래 수집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 소설에서 자민당 사무총장 김정달의원,사채업계의 큰손 박영자,로얄건설의 최종벽회장 등을 등장인물로 내세우고 있다. 작가 자신은 로얄건설 자금부대리 전영수로 등장한다.
김 의원은 사채업자 박씨를 내세워 대기업의 우량어음을 사채시장에 유통시켜 창당과 선거에 필요한 정치자금을 챙기고 박씨는 이 과정에서 거액을 사취한다. 로얄건설 최 회장은 박씨와 어음맞교환이라는 불법적인 정치권에 강력히 로비,검찰이 이·장사건 수사결과 로얄건설이 상당한 피해를 입은것으로 발표해 결국 구제금융까지 받는 특혜를 입는다.
이 소설은 줄거리보다 책 말미의 에필로그가 흥미를 더해 주고 있다. 김씨는 「(주)라이프 자금부 직원으로서 겪은 장영자사건」이라는 제목의 에필로그에서 『이·장사건은 그 자체가 사기극이지만 수습과정도 조작극이었다』며 『적어도 라이프주택 관련부분에 대한 검찰수사 발표내용과 관계당국의 수습과정은 적지 않은 문제점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82년 당시 검찰이 국세청 조사결과와는 판이하게 (주)라이프가 장영자앞으로 발행한 어음규모와 거래기간을 의도적으로 대폭 축소해 수사결과를 발표했다고 말했다.<황상진기자>황상진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