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2명,눈물로 저지 시도/“국익·직업적 윤리에 어긋난다”/양국 반환협상 앞둬 추이 촉각프랑스가 1866년 약탈해간 외규장각 문서의 반환을 거부했던 프랑스 국립도서관 여직원 2명이 사임했다고 프랑스 언론들이 18일 보도했다.
사임한 직원들은 지난 15일 미테랑 대통령이 김영삼대통령에게 문서반환 약속의 상징으로 전달한 고문서 1권을 파리에서 공수해간 동양고문서 관리책임자들이다.
이들은 국익과 직업윤리,양심에 거슬리는 행동을 강요받은 것을 사임이유로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AFP 통신은 17일에는 이들이 서울에서 고문서 1권을 미테랑 대통령에게 전달할 때에도 울며 불며 끝까지 내놓으려 하지 않아 프랑스 방한 대표단을 난처하게 했다고 보도했었다. 이 통신의 보도에 의하면 이들은 미테랑 대통령과 알랭 쥐페 외무장관의 설득을 받고서야 울음을 터뜨리며 책을 내놓았다는 것이다.
자크린 상송,모니크 코앙이라는 이 여직원들은 고문서를 한국정부에 반환하라는 자크 투봉 문화부장관의 전화지시에 불만을 표시했다. 이들은 고문서를 한국정부에 보여준후 다시 프랑스로 가져오는게 그들의 임무였다고 밝혀 당초 프랑스측의 정확한 의도가 무엇이었는지 판단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프랑스 국립도서관은 주말 휴일이어서 두 여직원의 사임과 관련한 정확한 경위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프랑스 국립도서관 직원의 사임이 미테랑 대통령이 방한중 밝힌 2백97권의 고문서 반환약속에는 별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두 직원의 「항명성」 사임과 문제의 본질을 떠나 이들의 사임경위를 부각하려는듯한 프랑스측 보도태도는 한국측에 부담스러운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프랑스측 입장에서 본다면 국익과 직업윤리 운운하며 사임한 여직원의 행동은 용기있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다. 그리고 이 문제에 대해 별 관심이 없던 여론을 부추겨 쟁점화될 소지가 있다.
관계자들은 다른 한편으로 프랑스 언론이 구체적인 고문서 반환협상 개시를 바로 앞두고 자국에 유리한 쪽으로 분위기를 몰아가려는게 아닌가라는 의구심도 제기하고 있다.
프랑스 국립도서관과 문화부는 처음부터 강력히 반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관련 미테랑이 반환을 약속한 두권중 한권만을 반환한 것도 경위가 어색한 대목이다.
르피가로지는 18일 「한국 고문서가 코아비타시옹을 비틀거리게 한다」라는 제목으로 미테랑과 우파정부간의 대립을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 일로 문화부내에 「태풍」이 일고 있다며 『한국정부와 아무런 협약을 맺기도 전에 책을 반환한 것은 분명한 잘못』이라는 자크 투봉 문화부장관의 반발을 부각시켰다.
아무튼 프랑스 도서관 직원의 사임파문과 프랑스정부내 갈등의 노출은 이 문제를 정치외교적으로 조용히 매듭지으려는 양측 모두에게 바림직하지 않은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를 끌고 있다.<파리=한기봉특파원>파리=한기봉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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