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92년 도시근로자 가계수지」/통계청 발표/비소비성 지출 급증세/물가는 연평균 11.6% 올라/사무생산직 소득격차 급속히 줄어지난 30년간 우리나라 도시근로자 가구의 명목상 월평균소득은 2백26배 증가했다. 그러나 물가도 24.2배 뛰어 실질가계소득은 9.4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통계청이 63년부터 92년까지 30년동안의 도시근로자 가계수지 변화를 분석한 결과 이 기간중 실질가계소득은 연평균 8%씩 늘어나 GNP 증가율(8.7%)이나 물가상승률(11.6%)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물가가 안정되기 시작한 80년대에 들어서부터는 소득증가율이 물가나 GNP 증가율을 상회한 것으로 조사됐다.
봉급자(사무직 종사자) 가구의 월평균 실질소득은 6.7배 늘어난 반면 노무자(생산직 종사자) 가구는 11.4배가 늘어 봉급자와 노무자의 소득격차가 빠른속도로 줄어들었고 특히 가계수지 흑자율(92년도)에 있어서는 노무자가구(29.6%)가 봉급자가구(26.1%)를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0년간 도시근로자 가계수지에 나타난 변화들을 부문별로 살펴본다.
◇소득=30년전 우리나라 도시근로자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5천9백90원이었다. 그러나 생활비는 6천3백30원에 달해 매달 3백40원꼴로 빚을 졌다. 당시에는 가장 혼자 벌어오는 근로소득에 대한 의존도가 절대적이었으나 가구당 취업인원이 늘고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높아지면서 기타소득과 가구원 소득이 크게 늘었다. 근로소득은 63년 전체가구 소득의 92.5%에서 92년 85.3%로 줄었다.
연령별로는 가구주가 50대 이상인 가구의 실질소득이 11.1배로 가장 크게 늘어났다. 이는 근속연수가 늘어나고 가구주 이외의 가구원의 취업기회가 확대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가구주가 20대인 가구는 부모로부터 증여 및 생활비 보조를 많이 받기 때문에 기타소득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출=30년전만해도 전체소비지출 6천3백원 가운데 순전히 먹는데 드는 비용은 3천7백원으로 전체 소비지출의 61.3%(엥겔계수)에 달했으나 92년에는 30.4%로 엥겔계수가 낮아졌다. 이 수치는 대만과 비슷한 수준으로 미국(87년 기준 13.4) 일본(92년 22.4)에 비해서는 아직 상당히 높은 상태다. 외식비는 식료품 지출 가운데 2.2%에 불과했으나 92년에는 24.9%로 늘어났다.
소비지출 항목별로는 교통통신비가 5백18배(실질 21.6) 늘어난 것을 비롯,주거비 가구·가사용품비 교육교양오락비가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특히 당시 30원(소비지출의 0.5%)에 불과했던 과외비는 92년 3만2천1백원(소비지출의 3.6%)으로 1천70배(실질 44배)가 늘었다. 반면 식료품비(명목 73.7배,실질 2.5배),광열·수도비,보건의료비 등은 평균이하의 증가율을 보였다.
담배가 유일한 심심풀이 수단이었던 63년에는 기타소비지출(5백70원)의 40.4%(2백30원)가 담뱃값이었으나 92년에는 담배구입에 드는 돈이 기타소비지출의 3.9%로 떨어진 반면 경조비 교체비 등 잡비가 80.0%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전체적으로 소비성 지출은 1백49배(실질 6.1배) 늘어난 반면,조세 및 사회보장분담금 이자 등 비소비성 지출은 4백5배(실질 16.8배) 증가,비소비성 지출이 가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1%에서 10.4로 크게 늘었다.
◇가계수지 및 소득분배=가계수지는 66년 들어서야 처음으로 흑자로 돌아섰다. 평균소비성향은 63년 1백5.9%에서 92년 72.1%로 줄었다. 즉 63년에는 1백원을 벌었을 때 1백6원을 썼으나 92년에는 72원을 쓰고 28원은 저축했다는 말이다. 소득이 상위 20%내에 드는 계층의 소득점유율은 92년에 37.6%로 79년에 비해 1.7% 포인트 줄었고 하위 20%의 소득점유율은 8.5%로 0.6% 포인트 늘어났다. 또 최상위 20% 계층과 최하위 20% 계층의 소득격차도 79년 4.97배에서,92년 4.42배로 줄었다. 이에 따라 소득집중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수치가 낮을수록 소득분배가 공정함)도 79년 0.3065에서 92년 0.2800으로 낮아져 다소 소득분배가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김준형기자>김준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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