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기별 유급제」 학칙개정 내걸어/2학기 수업 정상화유도 고육책교육부의 전국 11개 한의대생 유급자수 확정발표는 학칙의 엄격한 적용보다 선의의 피해자인 수험생들을 구제하는데 보다 큰 비중을 두었다.
교육부는 『전국 11개 한의대 재학생 3천9백22명중 80.4%에 해당하는 3천1백53명이 출석일수 부족 등으로 93학년도 1학기 학점을 취득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의대,치대,한의대 등 의학관련 학과는 통상 한학기 학점을 취득하지 못할 경우 한 학년을 유급하도록 학칙에 규정돼 있다. 이번 대규모 유급이 사실상 확정된 한의대들 중에서 예외적으로 학기별 유급제를 채택하고 있는 대학은 원광대 한곳뿐이다.
따라서 학칙을 엄격히 적용할 경우 원광대를 제외한 나머지 대학의 학점 미취득 한의대생들은 자동적으로 1년 유급이 확정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그럴 경우 4천여명으로 추산되는 한의대 지망 수학생들이 신입생 모집정원으로 선의의 피해를 보게 된다. 신입생 모집중단에 다른 각 대학들의 재정적 손실도 무시못할 문제이다.
이런 이유로 교육부는 각 대학의 학칙을 변경해서라도 2학기 수업을 정상화시켜 1년 유급은 막아보자는 취지에서 「유급」이라는 표현대신 굳이 「1학기 학점 미취득」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고 볼 수 있다.
구체적으로 교육부는 현재 2학기 수업도 거부하고 있는 한의대생들이 10월4일까지 수업에 복귀할 경우 각 대학의 학칙변경을 승인,1년유급이 아닌 한학기 학점 미취득으로 처리해 가을학기 졸업을 허용해줄 방침이다.
교육부 이성호 대학정책실장은 『엄정한 학사질서 확립이라는 측면에서는 기존의 학칙변경이 바람직스럽지 못하지만 선의의 피해자인 수험생을 보호하고 수업의 정상화를 기한다는 취지에선 가능한 모든 벙법을 강구할 수밖에 없는 것이 교육부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 실장은 특히 『각 대학들이 2학기 수업정상화를 위해 자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실제 수업이 정상화될 경우 94학년도 신입생 모집은 당초 정해진 입학정원대로 이루어질 수 있다』며 입학정원대로 신입생을 모집하는게 교육부의 방침임을 강조했다.
그러나 현재 상태대로 한의대생들의 2학기 수업거부가 계속될 경우 신입생 모집규모는 입학정원보다 대폭 축소될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학생이 수업일수를 채워 진급한 전주우석대와 세명대는 각각 30명,40명의 신입생을 정상적으로 모집할 수 있으나 나머지 9개 대학 6백80명의 신입생 모집은 전면 중단되거나 규모가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교육부는 한의대생들의 1년유급 여부는 2학기 수업일수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다음달 4일께 판가름날 것으로 보고있다. 따라서 교육부는 정확한 신입생 모집규모 발표도 다음달 4일 이후로 미룬채 각 대학의 수업정상화를 위해 우선 노력할 방침이다.
이런 이유에서 오병문장관이 직접 각 대학총장에게 2학기 수업정상화를 위해 적극 노력해줄 것을 호소하는 서한을 보냈지만 수업정상화의 전망은 현재 그리 밝지 않다. 한의대생들의 수업복귀는 한·약분쟁의 향후 전개양상에 크게 좌우될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김현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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