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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무기시장 “러시아 돌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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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무기시장 “러시아 돌풍”

입력
1993.09.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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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 에어쇼 계기 대규모 판매단 파견/MIG등 최신예기 시장개척에 혈안22∼26일 태국에서 처음 열리는 에어쇼에 러시아는 공군 참모총장을 비롯한 50명의 고위군관계자 등 2백명 이상의 대규모 대표단을 파견한다.

얼마전 말레이시아에 MIG29기 18대를 판매한데 고무된 러시아는 동남아 무기시장을 본격 공략하기 위해 이번 에어쇼에 맘모스사절단과 함께 7대의 MIG29기,MIG26기,수호이27기,일류신76 수송기,MI35 헬기 등이 참가하는 화려한 시범비행을 벌일 계획이다.

방콕 북서쪽 90㎞의 캄바엥 공군기지에서 펼쳐질 「타이 에어쇼93」의 하이라이트는 러시아 최신예기들이 추격하는 적기를 따돌리면서 미사일로 공격하는 장면을 연출하는 「푸가체프의 코브라」로 불리는 시범비행. 개량모델인 수호이26기가 비행도중 갑자기 앞부분을 마치 코브라처럼 쳐들어 추격하는 적기를 따돌리고 요격하는 장면은 지금까지 어떤 에어쇼에서도 볼 수 없었던 장면으로 벌써부터 관심을 모으고 있다.

23개국에서 1백28개 무기제조회사와 무기거래상들이 참가할 이번 에어쇼에는 싱가포르 국방장관을 비롯,동남아 각국의 국방 관계자들뿐 아니라 1만5천명의 전문교역상과 2만명의 일반시민이 관람할 예정이다.

특히 국방 관계자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기종은 최근 미국산에 비해 값이 싸면서도 성능이 우수한 것으로 알려진 MIG29기. 얼마전 영국 에어쇼에서 MIG29기가 시범비행중 충돌했으나 조종사 2명이 극적으로 무사히 탈출한 사건으로 오히려 그 성능의 우수성이 부각된 기종이다.

러시아는 이번에 아직 성능이 비밀에 부쳐져 있는 최신예 고공요격기 MIG30기도 선보일 예정이어서 동남아 무기시장에 러시아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이같은 러시아의 돌풍에 미국의 무기제조회사들은 특별한 반응을 보이고 있지는 않지만 속으로는 몹시 긴장하고 있다.

미국 무기제조회사들은 이번 에어쇼 장소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최대 전시국이면서도 정작 에어쇼에는 F16 팰콘 1대 밖에 참가시키지 않는다. 러시아는 이번 에어쇼를 통해 지난번 말레이시아에 MIG29기를 판매한데 이어 태국에 MI17헬기와 MIG29기,인도네시아에도 자국 전투기를 판매하는 계기로 삼으려하고 있다.

이미 태국은 러시아제 전투기 구매에 상당한 관심을 보여 군고위관계자를 러시아에 파견한바 있다. 인도네시아도 최근 미 상원이 자국내 인권문제와 무기판매를 연계시키는 법안을 제기하자 현재 보유하고 있는 전투기가 거의 미제인데도 불구하고 최근 영국에 호크연습기 24대를 주문,미국의 신경을 건드린데 이어 무기구입선을 미국외에 다른 나라로 바꾸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미국을 위협하고 있다.

동남아 무기시장을 놓고 미국과 러시아는 냉전시대를 방불케 할 정도로 첨예한 이해경쟁을 벌이고 있고 동남아국가들은 이를 최대한 이용하려 들고 있다.<싱가포르=최해운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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