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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백년 철도의 새 과제/이행원 논설위원(메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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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백년 철도의 새 과제/이행원 논설위원(메아리)

입력
1993.09.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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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로 이 땅에 철마가 첫 기적음을 울린지 94주년이 된다. 제물포­노량진 사이 33.2㎞에 경인선 철도가 부설돼 1899년 9월18일 개통됨으로써 철도교통시대가 개막된지 1세기를 눈앞에 두기에 이르른 것이다.「제2철도시대」라할 경부고속철도의 건설공사가 착공됐고 차종까지 선정된 마당에 맞이하는 「철도의 날」은 철도의 어제와 오늘을 되돌아보고 내일의 새 과제를 점검할 필요성을 새삼 느끼게 한다.

철도는 개통이후 일제하에서는 물론 그러했지만,60년대까지만도 수송수단의 주종으로 절대 몫을 담당했었다. 61년 통계를 보면 전국의 자동차총수는 2만9천2백여대(화물차 1만2천6백대,승합차 4천2백대,승용차 9천1백대)뿐이었다. 도로래야 2만7천1백여㎞로,4.1%만이 포장된 상태였으니 조금이라도 먼데를 가려면 「기차」를 이용할 수 밖에 없던 때였다.

정부의 교통정책 또한 「철도위주」여서 60년대 중반이야말로 철도선정시대라할만 했다. 교통투자비율이 그것을 증언한다. 제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기간(62∼66년)의 교통부문 투자의 48.4%가 철도에 배정됐다. 도로부문 30.6%,항만 등 기타가 21%였다.

45년 일제가 물러간 직후 2천5백57㎞에 달했던 철도가 오늘날 6천4백97㎞로 신장됐고 2만93량의 객·화차량을 보유,1일 2천1백39회의 영업운행을 하게된 철도발전의 기틀은 그때 마련된 것이랄 수 있다.

그러나 철도의 사양시대는 고속도로의 등장과 함께 도래했다. 2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기간(67∼71년)에 경인·경부고속도로가 착공,개통되면서 철도는 적자만 내는 「미운오리새끼」 신세가 돼갔다.

2차 계획기간에 교통투자비율은 도로부문 54%,철도 18.5%,기타 18.5%로 역전됐고,3∼5차 5개년 계획기간(72∼86년)까지 투자비율 역전현상은 계속됨으로써 철도는 열악하고 낙후한 시설로 승객을 고속도로에 빼앗기고 적자가 연간 7백∼8백억원에 달하는 처량한 신세가 된 적도 있었다.

홍수처럼 불어나는 자동차를 감당할 수 없게된 고속도로가 체증의 몸살을 앓게 된 80년대 중반부터 장거리 승객들은 철도로 돌아오는 역류현상이 일어나 철도는 다시 관심속으로 돌아왔지만 때가 너무 늦었던 것이다. 20여년동안 푸대접받던 철도는 돌아온 승객을 수용키에는 시설이 너무 빈약해 승객밀도가 일본의 1배반,불란서나 영국의 3∼5배로 혼잡열차를 운행하지 않을 수 없었다.

도로위주의 교통정책을 폈던 것은 유독 우리만이 그랬다고 할 수는 없다. 한다한 교통선진국인 미국·독일 등도 2차 대전후 80년대까지 철도를 푸대접하고 도로위주의 교통정책을 폈던게 사실이다. 불란서와 일본만이 그래도 꾸준하게 철도중시정책을 지속해 오늘날 고속철도란 「제2의 철도」 첨단국가로 행세하게된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닌 것이다.

어찌됐건 교통선진국들도 21세기를 코앞에 두고서부터는 철도를 다시 중시하는 교통투자정책으로 전환하고 있다. 세계적인 추세다. 독일은 통일과 함께 수립한 2010년까지의 20년 교통시설 투자계획에서 철도부문 투자가 48.7%로 도로부문 투자를 앞서도록 짰다고 한다. 자동차산업이 대표적 국책산업인 독일의 정책전환이 시사하는 의미를 새겨봐야 한다. 도로와 철도의 투자비율이 2대 1인 우리의 교통투자비율도 재점검해봐야 한다. 석유자원이 바닥나고 환경보전이 가장 시급한 문제로 등장할 21세기에 적정한 교통수단의 주종이 무엇이 되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교통정책 방향의 선택은 지금부터 이뤄져야 대비해야 한다. 고속철도의 건설과 더불어 기존철도의 현대화를 어느정도 빨리 이룩하느냐는게 철도정책이 당면한 최대의 과제라는 것을 정책당국과 예산당국은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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