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공개 파문이 국민에게 안겨주고 있는 박탈감과 배신감은 좀처럼 가실줄 모른다. 우리 지도층 인사들의 도덕적 타락상이 도처에서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1급 이상 고위공직자 1천여명이 여의도의 18배나 되는 땅을 소유하고 있으며,그 대부분이 제주도나 경기도 용인,또는 신공항건설 예정지인 영종도에 몰려 있다는게 아닌가. ◆아무래도 공직자 재산공개 파문은 올 연말까지는 계속될 전망이다. 걱정스러운 것은 실사가 진행되고 있는동안 공무원들이 일손을 놓고 있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하루 빨리 옥석을 가려 공직사회의 기강이 확립되어야 한다. 오늘의 공직자에게 엄격한 윤리규범과 청렴의무가 요구되는 것은 이제 다시는 공직이 치부의 수단이 돼서는 안된다는 시대적 요청 때문이다. ◆인간의 무한한 소유욕에 대해 날카로운 비판을 가한 톨스토이는 희곡 「말의 독백」에서 인간의 소유욕이 인간 본래의 착한 심성을 파괴한다고 설파하고 있다. 푸른 초원에서 마음껏 뛰놀고 있던 말이 『죽으면 누구나 다 한줌의 흙이 될텐데,인간들은 왜 네것 내것 하면서 땅을 갖기 위해 싸우는지 모르겠다』고 비아냥하는데서부터 희곡은 시작한다. ◆톨스토이는 과욕으로 끝내 목숨까지 잃고 만다는 러시아의 민화를 단편으로 발표한 일도 있다. 어느날 왕이 농부에게 해가 떨어지기전에 말뚝을 박은 땅은 모두 소유해도 좋다고 하자 농부는 동이 트기가 무섭게 말뚝을 박고 나갔다. 그러나 너무 멀리 나갔기 때문에 해가 지기전에 집에 돌아오지 못하고 지쳐 죽고 말았다. ◆개혁당을 자처하고 있는 민자당이 부도덕한 재산으로 물의를 빚은 국회의원 가운데 탈당권유 2명,당원권 정지 2∼3명,기타 비공개 경고 등으로 어물어물 넘기려는 것으로 국민정서와는 너무 거리가 멀고 형평에도 맞지 않는다. 개혁의 주체가 되기 위해서는 읍참마속의 단을 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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