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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 정치생명 좌우 「민자 악역 4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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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 정치생명 좌우 「민자 악역 4인」

입력
1993.09.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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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명수­백남치­권해옥­조부영의원/항의·해명요구 “곤혹”… “이런 일 이제 그만”민자당에는 요즘 밤잠을 설치는 의원들이 적지 않다. 재산공개 파문의 후유증이다. 연일 언론에 거명되다 마침내 징계대상에 오른 의원들은 물론이고 반대편에서 이들을 단죄하는 당직자들도 마찬가지 고통을 겪고 있다.

민자당에서 「형집행인」의 악역을 맡은 당직자는 황명수 사무총장을 비롯 권해옥·조부영 사무부총장과 백남치 기조실장 등 4명. 민자당은 별도의 조사기구를 구성하지 않는다는 방침에 따라 당살림을 꾸려오던 이들에게 사정의 역할도 함께 맡겼다. 이들은 지난 13일이후 하루에도 여러차례 대책회의를 열어 재산공개 파문 수습책을 논의하는 한편 문제의원들에 대한 실무적인 조사활동을 펴왔다.

이들 「악역 4인방」의 논의결과에 따라 문제의원들의 정치생명이 생과 사를 오락가락한다. 물론 그 「윗선」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지만 기본적으로 이번 징계의 골격을 결정한 것은 이들 4명이다.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이들은 그러나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않는다. 영향력이란 다름아닌 어느 누구도 맡기 꺼리는 「악역」이기 때문이다. 정치인으로서 동료의원에 상처를 입히는 작업은 「잘해야 본전」이라는 인식이 이들의 운신을 어렵게 한다.

「두루춘풍」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주위사람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온 황 총장은 자신의 이미지와는 딴판인 이번 역할로 적지않은 마음고생을 하고 있다. 지난봄 1차 재산공개 당시 「염라대왕」으로 통했던 최형우 전 사무총장의 후임으로 당직을 맡은 황 총장은 위축된 당내 분위기를 고양시키기 위해 유난히 화합을 강조해왔다. 그러나 황 총장은 자신도 같은 역할을 맡게되자 요즘 웃음을 잃었다. 황 총장은 개혁의 당위론을 강조하면서도 징계수준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온건론을 펴며 징계폭을 가능한한 좁히려 애썼다는 후문이다.

황 총장과 함께 민주계로서 실무책임을 지고 있는 백남치 기조실장도 괴롭기는 마찬가지이다. 문제의원의 재산실사를 총괄지휘한 백 실장은 징계대상이 알려지기 시작한 지난 13일부터 해당 의원들의 잇단 방문을 받고 이들에게 당의 입장을 설명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백 실장은 징계대상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정치는 원래 구제하는 것 아니냐』라는 말로 괴로운 심경을 표현했다. 1차 공개때 재산공개 진상파악 특위위원으로 활동한데다 사무처 요원 정리작업도 담당했던 백 실장은 『왜 이렇게 악역만 맡는지 모르겠다』며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기를 바랄뿐』이라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당조직을 실무적으로 총괄하고 있을 뿐더러 1차때 진상파악 특위위원장을 맡았던 권해옥 사무1부총장도 다른 누구보다 이번 재산공개 파문의 내용을 정확히 알고 있기 때문인지 해당 의원들로부터 연일 항의성 문의에 시달리고 있다.

역시 1차때 특위위원이었던 조부영 사무2부총장은 비교적 자유로운 위치에서 징계의 균형을 잡는 역할에 치중하고 있지만 「악역」에 부담을 느끼기는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이들은 더욱 괴롭히는 것은 징계결정에 대해 나도는 갖가지 불복성 뒷말인지도 모른다.<정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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