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청 높던 사법부비판 수그러져법원수뇌부 개편 및 정치판사 퇴진 등 사법부의 개혁을 강도높게 요구해온 대학변협,민변 등 재야법조계의 목소리가 사법부 재산공개파동이후 갑자기 수그러들었다.
최근 재산공개로 물의를 빚은 사법부와 헌법재판소내 재력가중 상당수가 변호사를 개업했던 면면이기 때문이다.
변호사출신 법관과 헌법재판관의 과다한 재산은 「변호사개업=황금알」이라는 소문으로 떠돌던 등식을 입증해 주면서 변호사와 판사의 유착관계,변호사의 과다한 사건수임료까지 문제삼게 만들었다.
실제로 11일 사퇴한 김덕주 대법원장은 등록재산 27억8천여만원중 3분의 1인 9억5천여만원 상당의 토지를 변호사 개업기간에 마련했다고 밝히고 있다.
김상원대법관도 『아내 명의로 된 경기 이천군의 1억9천여만원 상당의 토지를 변호사 개업중이던 81∼83년 마련했다』고 해명했다.
투기의혹으로 여론의 화살을 받자 법정에서 『꺼릴것 없는 투자였다』고 해명해 물의를 빚은 조윤 서울 고법부장판사도 자신과 부인명의로 된 경기 가평과 안성일대 2억여원 상당의 대지 및 임야를 변호사시절 구입했다. 이런점 때문에 변협 등 재야법조계가 과연 재조를 비판할 수 있을 만큼 떳떳하고 도덕적인 집단인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청와대 민정비서실 사정1담당 이충범비서관(36)이 과다수임료로 사퇴하고 수임료를 과다하게 받은 일부 변호사에 대한 징계보도가 언론에 잇따르는 것도 변호사회의 목소리를 움츠러들게 하는 요인이다.
변협에 접수되는 진정서가 예전에 비해 평균 10배나 늘어난 점도 변호사집단에 대한 불신의 정도를 말해주고 있다.
사법부에 대한 개혁요구는 부머랭현상으로 변호사집단의 자체정화와 개혁으로까지 번질 수 있기 때문에 재야법조계는 밖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자제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김덕주 대법원장의 사퇴는 재야법조계의 개혁목소리를 낮추게 할 것이 틀림없다. 재산공개로 물의를 빚은 일부 판사의 퇴진과 함께 사법부자체내 개혁이 가속될 것이기 때문이다.<이진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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