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위 12·12 증인신문 지상중계

◎“지휘부 무력점령… 군사반란 명백”/10·26후 전씨측서 회유 움직임/정승화씨/군상층부 무능… 초기진압 못해/장태완씨◇정승화증인(전 계엄사령관)

▲이강두의원(민자)=79년 10월26일 밤 육본 지하벙커 상황실에 들어가 취한 조치는.

『먼저 국방부장관,합참의장,연합사 부사령관,각군 총장 등 군수뇌부를 비상 소집했다. 그다음 각군 사령관을 전화로 불러 비상령을 하달했고 이어 수도권의 지휘관을 차례로 불러 비상대기를 시키고 부대장악을 지시했다』

▲이 의원=12·12 당시 수경사 특전사 등 대전 복부대들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는데 유사시 군통수상의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바로 그것이 문제다. 물리력을 갖고 있는 군이 정식 지휘계통이 아닌 사조직에 의해 움직여서는 안된다. 전두환장군을 중심으로 한 하나회 장교들은 박 대통령 등을 업고 암암리에 세력을 키워 12·12 당시에는 보안사 수경사 특전사 등 수도권 내부의 핵심요직을 장악하고 있었다. 이들은 그날밤 지휘계통에 따르지 않고 사조직의 명령에 따랐다』

▲이 의원=당시 계엄사령관겸 육군 참모총장으로서 막중한 위치에 있던 증인은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 12·12에 대해서 증인은 책임이 없다고 생각하나.

『아니다. 그러한 사태를 예방하지 못한 것에 도의적 책임을 느낀다』

▲정대철의원(민주)=증인은 백동림 당시 합수부 수사국장이 작성한 10·26 사건 수사보고서를 본 일이 있나.

『그런 수사보고서를 본 일은 없다. 그러나 11월6일 전 소장이 나에게 보고한 수사결과에는 나와 관계되는 부분은 없었다』

▲정 의원=10·26이후 전 소장측에서 증인을 회유하려는 움직임이 없었는가.

『있었다. 10·26후 얼마 안돼 육사 동기생들이 단합해서 총장인 나를 정점으로 모시고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육사출신인 나의 부관 황원탁대령을 통해서 나에게 알려왔다. 나는 육사 비육사를 가릴 것 없이 모든 장교가 단합해야할 시기에 그런 행동은 옳지 않다고 꾸짖은 적이 있다. 또 11월 중하순께는 전 소장이 나에게 부정축재자를 조사해서 재산을 환수하면 국민들로부터 신망을 얻을 것이라며 부정축재자 조사건의를 2∼3차례나 해왔다. 그러나 나는 그것은 새정부가 할 일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나병선의원(민주)=김영삼대통령은 12·12를 하극상에 의한 군사쿠데타적 사건이라고 했는데.

『12·12는 계엄사령관이자 육군 참모총장인 나를 대통령의 허가도 받지 않고 내 부하중의 일부가 무장병력을 나의 공관에 보내 총격을 가한뒤 나를 납치해간 군사반란이다. 그들은 또 그같은 군사반란행위를 진압하려는 정통지휘부의 지시를 어기고 육본과 국방부를 무력으로 점령한뒤 정권장악을 해 나갔다. 이런 점에서 12·12는 군사반란에 의한 군사쿠데타라고 본다』

▲강창성의원(민주)=79년 11월6일 합수부에서 10·26사건 결과를 발표할 당시 전두환 합동수사본부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증인이 사건에 연루되어 있지 않다고 밝힌 사실을 알고 있는가.

『알고 있다』

▲강 의원=당시 노태우 9사단장이 자신의 사단병력을 서울로 이동시킨 것을 어떻게 생각하나.

『그 행위자체가 반란행위다』

▲강 의원=앞으로 12·12와 같은 쿠데타 재발방지를 위해서는 어떠한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고 보는가.

『12·12 진상을 철저히 밝히고 관련자에 대한 사법적 처벌을 해 국민이 그같은 행동을 결코 용납하지 않는다는 교훈을 남겨야 한다』

▲서수종특파원(민자)=증인의 군생활 경험은 33년이나 된다. 10·26 당시 30여m 떨이전 곳에서 총소리가 났는데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는가.

『의원께서 군생활을 오래하지 않아서 갖는 의문이다. 바로 옆복도에서 쏜 총소리도 벽이 막혀 있으면 아주 먼 곳에서 나는 것처럼 들린다』

▲서 의원=총장 취임후 김재규에게 인사를 갔나.

『그렇다. 새로 임명된 육군 참모총장이 여기 의사당에 계시는 국회의장을 비롯해서 주요 인사들에게 들르는 것은 관행이다』

▲서 의원=79년 11월말께 합수본부장이 국방장관과 최 대통령에게 계엄사령관인 증인을 조사해야 한다고 보고했다는데 이를 알고 있나.

『내가 듣기로는 그것은 허위이다. 노재현 전 장관이나 최 전 대통령이 측근 등을 통해 밝힌 것은 그런 사실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권노갑의원(민주)=보안사 서빙고 분실에 연행된후 구타와 전기고문 등 가혹한 고문을 받았다는데.

『연행된 다음날 고문실로 끌려가 철제의자에 묶인채 몽둥이 구타,물고문을 당해 며칠동안 일어나지도 못했다』

◇장태완증인(전 수령사령관)

▲강창성의원(민주)=12·12에 대해 전두환 전 대통령은 89년 『대통령 시해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우발적인 사건』이라고 했고,노태우 전 대통령은 87년 『구국의 일념에서 피치 못해 생긴 일』이라고 주장했다. 금년 5월에는 김영삼대통령이 『12·12는 하극상에 의한 쿠데타적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증인의 견해는.

『먼저 12·12 쿠데타를 막지 못한 죄인으로서 대답할 자격이 없다는 것을 말해둔다. 한마디로 12·12는 사전에 치밀히 계획된 것이다. 상부 명령없이 한 일은 모두 위법이다』

▲강 의원=쿠데타군을 진압하지 못한 패인은.

『주원인은 나를 비롯한 진압군의 무능이다. 먼저 군사반란에 대비한 부대들의 대부분이 12월12일 저녁에 쿠데타군에 넘어갔다. 26사단,수도기계화사단,그리고 9공수여단의 동원을 당시 노재현 국방장관에게 요청하려했으나 연락이 안됐다. 12월13일 새벽 3시에 노 국방장관과 연락이 됐으나 그가 「장 장군은 말로 하지 않고 왜 싸우려 하느냐」며 병력충돌을 허가하지 않았다. 그때 국가안전보장 회의를 즉각 소집해 반란군 진압을 명령했어야 했다. 상층부 기능이 제대로 안된 점도 문제였다』

▲강 의원=군에 있을 당시 군내 사조직인 「하나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단지 친목단체 정도로 생각했었다』

▲나병선의원(민주)=신군부가 왜 12·12를 일으켰다고 생각하는가.

『그들은 구국 차원이었다고 하지만 전두환씨 등 당시 정치장교그룹의 전력에 대한 사리사욕이 주요인이다』

◇김진기증인(전 육본 헌병감)

▲장준익의원(민주)=12·12관련 전역후 여러보직 제의를 거절했던 이유는.

『지휘계통이 파괴된 군에 몸담고 있으면 12·12의 명분을 굳혀줄 것 같아 전역을 결심했다. 보직제의가 있었으나 더 이상 국가의 녹을 먹을 수 없었다』

▲장 의원=10·26 당시 정 전 총장의 대응은.

『당시로서 할 수 있는 가장 신속하고 정확한 조치를 했다고 본다』

▲장 의원=10·26과 12·12를 경험한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은.

『12·12는 사조직에 의해 지휘계통이 무너진 사건이다. 더이상 암과 같은 사조직이 군에 있어서는 안된다. 나라위해 임무를 성실히 수행하는 장교들이 존중되는 군대를 만들도록 애써야 한다』

▲정대철의원=정 전 총장을 평가하면.

『외유내강한 전형적인 군인이었다. 일부에서 불만을 제기하나 그것은 합수부측의 날조에 의한 것일 뿐이다』

▲정 의원=12·12 주모자 처리에 대한 소신은.

『역사에 맡기더라도 진상규명과 검증이 있어야 한다. 12·12는 중대한 군사반란이고 명백한 범죄행위다. 법에 따라 조사와 사법적 심판을 거치고 그후에 통치권자의 결단이 있어야 한다.

가·피해자가 살아 있을 때 법앞에서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 역사에 맡긴다고 유야무야 하는 것은 범죄에 대한 면죄부요 재발 허가장이다.

하극상이란 가정의 패륜행위와 같다.

견디다 못한 부모가 사법기관에 고소하는 것은 사람 만들자는 것이다. 12·12 주모자들을 고소한 우리도 마찬가지다. 그들이 14년전의 죄악을 뉘우치고 양심에서 우러나 국가와 군대에 사과하길 바랄 뿐이다』

▲강창성의원(민주)=12·12를 10·26사건 수사과정의 연장으로 보는가.

『그것은 정 총장 제거를 위해 합수부측이 날조한 주장이다. 실제로 전두환소장이야말로 10·26 당시 김재규 체포 등 책임을 다 못하고 직무를 유기한 책임이 있다. 피격직후 박 대통령의 시신은 보안사 부속건물인 서울지구병원으로 옮겨졌다. 보안사령관으로서 충분히 상황을 알 수 있었다』(경과를 자세히 설명)<이계성 권대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