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새는 15평 한옥서 24년째 살아공직자 재산공개에서 76억6천여만원으로 행정부 랭킹 1위를 차지한 김광득 해운항만청 차장(57)은 재산가액이 많지만 투기·호화주택 등으로 언론에 오르내리는 사람들과는 다르다.
이번 재산공개에서 자신의 엄청난 재력에 제일 먼저 놀란 사람이 김 차장부부였고 자녀들이었다. 부인이 친정어머니로부터 상속받은 땅이 어디에 있는지 값이 얼마나 되는지 관심을 가져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재산신고를 하면서 경남 울산시 남외동일대 4천5백여평의 갈대밭 땅값이 무려 66억8천여만원이 된다는 사실을 알았다.
처음에는 30년동안 부끄럼없이 지낸 공직생활에 흠이 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도 했다. 그러나 곧 지가상승으로 재산이 늘었다는게 남의 일처럼 느껴졌다.
현재의 생활자체나 규모가 달라질 수 없기 때문이다. 김 차장이 사는 집은 서울 서대문구 현저동 옛 서대문형무소 뒤편 15평의 한옥. 산동네나 다름없는 비탈의 낡은 집에 딸 다섯과 외동아들까지 8명이 함께 지낸다. 일대가 재개발지구여서 두달뒤 헐리게될 낡은 목조집이 「거부」의 집이라는 사실에 이웃들도 놀랐다.
지붕에서 빗물이 새는 것을 막기위해 천막을 덮어씌운 집을 김 차장은 교통부 공직생활 11년만인 74년에 박봉을 쪼개고 결혼축의금,교사였던 부인의 퇴직금으로 마련한 뒤 이사 한번하지 않고 24년째 살고 있다.
친구의 소개로 34세(69년)때 만난 부인 유숙자씨(51)는 부잣집 무남독녀였으나 결혼직후부터 『월급만으로 살자』는 김 차장의 신념에 마음을 같이했다.
친구 한번 초대해보지 못했고 용돈없는 대학생이라고 자식들이 불만을 터뜨려도 김 차장은 『이게 공무원의 가족으로 지극히 정상』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에야 자녀 6명에게 매달 1만원씩 주택은행 차세대통장을 만들어 주었다.
울산이 고향인 김 차장은 부산고(6회) 졸업후 가난 때문에 해군 사관학교에 입학했다가 적성이 맞지 않아 대학(동국대)으로 편입,63년 졸업과 동시에 교통부주사로 특채됐다. 서울대와 한양대서 행정학석·박사학위까지 받았다.
이제 자식들 공부는 지금처럼 검소하게 생활한다면 월급으로 충분히 시킬수 있어 울산의 땅은 퇴직후 사회에 환원할 계획이다.<이대현기자>이대현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