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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질긴 질문… 당당한 답변/국방위 12·12증언 “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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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질긴 질문… 당당한 답변/국방위 12·12증언 “열기”

입력
1993.09.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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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기씨 “가해자 관용” 발언에 장내 숙연국회 국방위는 9월 12·12사건 관련 증인들을 출석시킨 가운데 12·12사건의 실체에 접근하기 위한 증인신문을 벌였다.

그동안 자체 진상조사위 활동을 통해 12·12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고조시켜온 민주당은 정승화 전 육군 참모총장 장태완 전 수경사령관 김진기 전 육본 헌병감 등 12·12 피해자측 증인들로부터 12·12사건이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된 군사반란이자 군사쿠데타라는 증언을 끌어내는데 주력했다.

이에 반해 민자당 의원들은 정승화씨를 상대로 그의 10·26사건 관련 의혹을 중점적으로 부각시킴으로써 야당 의원들의 공세를 희석시키려는 전략을 구사했다. 여당 의원들은 지금까지의 국정조사에서 소극적 자세로 일관해왔던 것에서 탈피,오히려 야당 의원들을 능가하는 신문공세를 펼치는 등 적극성을 띠어 이채를 보였다.

특히 민자당 정석모의원과 교체돼 이날 처음으로 국정조사에 참여한 신재기의원은 정승화씨 등에게 끈질긴 질문공세를 펼쳤는데 논리가 다소 궤변성이 있어 방청객들의 실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윤태균의원(민자)도 까다로운 질문으로 증인들을 괴롭혔는데 윤 의원은 신 의원과 함께 하나회 출신이어서 하나회가 주도한 12·12사건을 옹호하기 위해 다소 무리를 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었다.

이날 증인신문은 정승화 장태완 김진기씨 순으로 진행됐으며 12·12 가해자측인 유학성 당시 군수차관보 황영시 당시 1군단장은 저녁 식사후에 증언대에 섰다.

맨처음 증언에 나선 정승화씨는 시종일관 침착한 목소리로 상세하게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으며 여당 의원들의 까다로운 질문이 나올 때는 언성을 높여가며 자신의 입장을 단호하게 피력했다. 정씨는 특히 『군생활을 33년이나 한 증인이 10·26 당시 시해현장에서 30여m 밖에 안되는 곳에서 총소리가 났는데도 이상히 여기지도 않았느냐』는 서수종의원(민자)의 추궁에 『의원님이 군생활을 오래 안해본 사람이기 때문에 하는 소리』라며 『인접한 복도에서 총을 쏴도 벽이 막혀있으면 멀리서 나는 총소리로 들린다』고 즉각 반격하는 기민성을 보이기도 했다. 정씨는 또 『12·12 당시 수도권 지휘관들 대부분이 경복궁 모임에 가담한 것은 증인이 당시 군내부에서 신망을 잃은 증거가 아닌가』라는 질문에 전두환 보안사령관이 군장교들의 충성심을 이용,내가 마치 시해사건에 크게 연루된 것처럼 사실을 왜곡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여당 의원들은 장태완 당시 수경사령관에게 적반하장성 추궁을 해 장씨의 반격을 자초하기도 했다.

당시 육본 헌병감 김진기씨는 여당 의원들의 질문공세에 논리정연한 답변을 했으며 12·12 관련자 처리방안을 묻는 정대철의원의 질문을 받고 『우리가 그들의 처벌보다는 관용을 바라는 사람으로 기록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하자 장내가 숙연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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