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여론 풍향 어디로…” 일단 관망/민자 재산공개여파 대응책 고심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여론 풍향 어디로…” 일단 관망/민자 재산공개여파 대응책 고심

입력
1993.09.09 00:00
0 0

◎“또 한차례 태풍 가능성/자체 조사활동 불가피”재산공개 여파에 대한 대응방안을 놓고 민자당이 고민하고 있다.

공직자 재산공개이후 여론의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부문중 한곳은 바로 정치권. 그중에서도 재력가들이 밀집한 민자당이다. 이미 지난봄 재산공개 한파로 한차례 홍역을 치렀던 민자당은 이번에도 재산공개 뒤처리에 골머리를 썩이게 되지 않을까 벌써부터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민자당은 재산공개 대응책을 아직은 내놓지 않고 있다. 당분간 여론의 추이를 관망한다는 자세이다. 8일 상오의 고위당직자 회의에선 이같은 입장을 공식 정리했다. 강재섭대변인은 이날 회의 결과를 발표하면서 『재산공개와 관련한 당자체의 조사기구는 만들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민자당의 이런 방침은 확고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강 대변인은 당차원의 조사를 안하겠다는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조사를 않겠다는 뜻이 아니라 복잡하게 별도의 기구를 구성하지는 않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김덕룡 정무1장관도 『일단 국회 공직자윤리위의 심사활동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앞으로 재산공개와 관련한 문제점이 새로 드러나거나 여론이 악화될 경우 당차원의 대책마련이 불가피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민자당은 내심 이번 재산공개 회오리가 정치권을 비켜가기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봄 1차 공개때 당할대로 당했던 만큼 이번에는 행정부나 사법부쪽이 여론의 주요 표적이 될 것이라는 희망섞인 전망도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자당은 재산공개의 여파가 정치권에 밀려들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재산 고액신고자가 정치권에 특히 많은뿐 아니라 1차 등록때와 차이나는 인사,부동산 투기 혐의자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민자당은 재산공개 파고가 높아질 경우 당차원의 대응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당직자들은 일단 국회 공직자윤리위에 공을 넘기려하고 있으나 윤리위의 한계가 분명하기 때문에 민자당이 어떤 형태로든 자체 조사활동을 시작할 수 밖에 없으리라는 전망이다.

윤리위는 관련법률상 재산등록 내용의 허위·누락여부만을 심사하게 된다. 1차 등록때의 축소신고 문제나 과거 재산형성 과정의 정당성 등에 대해서는 따질 수가 없다. 행정부는 이같은 문제를 윤리위 심사와는 별도로 감사차원에서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의 경우 당차원의 조사활동이나 사정기관을 통해서만 이런 문제에 대응할 수 있다.

민자당은 4월 1차 재산공개의 파문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다단계처리 수순을 밟았다. 처음에는 여론을 관망하는 자세를 취하다 국민들의 분위기가 악화되고 청와대의 강한 의지가 확인되자 급히 진상조사위를 구성하고 일부 문제의원들에게 공개·비공개 경고를 보내는 등 사후조치를 취했다.

민자당은 이번에도 지난봄과 비슷한 과정을 거칠 가능성이 높다. 아직은 동료의원을 앞장서서 단죄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그러나 당내엔 꼬집어 말할 수 없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일부 의원들은 1차 때보다 갑자기 늘어난 재산내역에 대한 소명자료를 보도진에 배포하는 등 재산공개 태풍에서 벗어나기 위해 벌써부터 힘을 쓰고 있다. 1차때 축소신고 및 공직이용 재산축적,부동산투기 등 조사대상에 오를 의원이 25명선에 이른다는 관측 등이 구체적으로 당주변에서 거론되고 있다.

한 의원은 민자당의 재산공개 대응책에 대해 『청와대와 언론에 달린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동료의원 단죄에 앞장설 수도 없고 그렇다고 여론의 화살을 피할 수도 없는 피곤한 처지에서 민자당은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정광철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