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당 평균치에 밑돌거나 비슷해 “의외”정치권에 돈이 몰리고 정치인들의 씀씀이가 크다는 얘기는 새삼스러운게 아니다. 그중에서도 실세 중진의원들의 살림규모가 일반의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다는 것은 불문가지이다.
그러면 재산소유 규모도 이들의 정치적 위상 만큼이나 클까. 답은 뜻밖에도 『아니다』이다. 지난번 공개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중진 실세의원들의 재산은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진의원들이 여지껏 자기의 호주머니를 털기보다 남의 금고를 이용,정치적 세불리기를 해왔음이 다시 한번 입증된 셈이다. 중진의원들이 실명제 실시를 반갑게 맞을 수 없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전·현 당직 보유자,또는 특별한 직책을 거치지 않았어도 당내에서 일정한 「지분」을 주장할 수 있는 4선이상 여야 중진의원들의 재산상황을 파악해본 결과가 이를 말해준다.
먼저 여당인 민자당의 경우 해당의원 27명의 평균재산은 27억1천7백여만원이다. 이들은 대체로 균등한 재산분포를 보여 여당프리미엄을 실감케 한다. 하지만 이는 민자당 전체평균의 35억여원에는 못미치는 액수이다. 전체평균을 넘는 사람은 노재봉 정호용 나웅배 정재철 이승윤 김영구 정석모의원(이상 재산액순) 등 7명뿐이었다. 나머지 이만섭 김종필 황낙주 김윤환 최형우 이한동 김용태 이춘구 황명수 김종호 김정수 박준병 정순덕의원 등 20명은 평균을 넘지 못한다. 이중에서도 김윤환 최형우 이한동 김용태의원 등 소위 민정·민주계의 「잘 나가는」 의원들이 모두 평균액에도 못미치는 재산을 신고한 점이 눈길을 끈다. 이들의 신고내역도 차이가 많다. 한 예로 김윤환의원은 3억5천만원의 예금 등 금융자산을 비교적 자세히 신고한데 반해 이한동의원은 금융자산을 1건도 신고하지 않아 대조적이다. 또 최 의원의 경우는 총액이 5억1천6백여만원에 불과해 과거 넉넉지 못했던 야당생활의 잔영을 느낄 수 있다. 최 의원뿐 아니라 민주계의 중진들은 대체로 10억여원 안팎의 재산만을 소유하고 있었다. 제일 가난한 중진의원은 청빈하기로 유명한 이종근 국회 윤리위원장으로 1억7천2백여만원 밖에 안된다.
야당인 민주당 중진들의 평균재산액은 9억3천6백여만원. 전체의원 평균 8억5천여만원은 상회하고 있다. 하지만 중진의원들간에 빈부의 격차가 무척 심하고 상속재산 유무 또는 전업 유무에 따라 재산차이가 많이 난다. 평균을 넘는 재산을 소유하고 있는 경우는 이기택 김봉호 김영배 허경만의원 등 4명. 나머지 13명의 전·현직 최고위원 및 당직자들은 4천8백∼5억7천여만원의 재산을 각각 신고했다. 「영예의 골찌」는 이부영 최고위원의 4천8백여만원. 이밖에 국민당 김동길 김복동 박철언 이자헌 김용환의원 등은 평균 34억7백여만원의 재산상황을 밝혔다. 지난 대선 출마자중 이종찬 새한국당 대표는 23억3천여만원을 기록한 반면 박찬종 신정당 대표는 부채 7억6천여만원의 「적자재산표」를 공개했다.<신효섭기자>신효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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