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책은 경제전문가들이 전담해야 하는가. 우리는 부총리겸 경제기획원장관,재무부장관,상공자원부장관 등 3대 경제부처 장관자리에 문외한이 임명되면 우선 회의가 앞서게 된다. 사실 이런 「파격」은 거의 없었다. 또한 있다해도 성공한 사례는 더욱 드물었다. 그만큼 텃세가 세다 하겠다. 특히 한국의 경우는 경제정책에 관한한 경제전문가들 가운데서도 경제관료들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그러나 선진국일수록 텃세는 약화되는 것 같다. 영국의 경제전문 주간지인 이코노미스트지 조사에 따르면 세계 주요 경제국들의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 가운데 선진국일수록 비경제 전공자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일본,독일,프랑스,영국,이탈리아,캐나다 등 G7 경제선진국 가운데 재무장관이 경제전공자인 나라는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 두나라뿐이었다. 대신 중앙은행 총재는 미국 등 4개국이 경제전공자였다. 그런데 아르헨티나·브라질·멕시코·대만·태국·인도네시아·체코·폴란드·러시아 등 아시아,남미,동구 중진국들은 거의 모두가 경제전문가들의 독무대이고 중국만이 두자리 모두가 비전문가의 차지였다. ◆오늘날은 경제전문가의 시대라할만큼 그들의 영향력이 크지만 또한 신뢰상실이 엄청나다는 것도 사실이다. 그들의 주요기능의 하나는 경기(경제) 예측이다. 한국과 미국을 가릴 것 없이 어느 나라도 이 예측이 맞아 떨어지는 일이 없다. ◆경제예측은 50,60년대는 상당히 정확,평판이 좋았다. 그러나 70년대 「오일쇼크」의 대변수가 세계경제를 흔들어 놓으면서 예측의 정확도가 크게 떨어지기 시작했고 하이테크시대에 생산·소비의 양상이 급변하면서 추락했다. ◆우리 경제는 연초에 6.7%의 성장이 예측됐었다. 상반기 경제성장률은 3.9%로 끝났다. 연간 5% 달성도 무리로 관측되고 있다. 뭣보다 실명제의 연착이 최대변수다. 경제에도 전문지식보다 상식이 보약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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