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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년 일 반출위기 「고려석탑」/건대 박물관에 새 보금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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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년 일 반출위기 「고려석탑」/건대 박물관에 새 보금자리

입력
1993.09.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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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액 주고 산 소장자 유족 기증/“시민 문화유산 사랑 본보기로”건국대는 지난 6월 세상을 떠난 이 대학 전문부 2회 졸업생 정삼태씨(69)의 장남 인성씨(48·서울시 조정협회 부회장)로부터 아버지가 생전에 소장하고 있던 고려시대 5층 석탑을 기증받아 내주초 박물관앞에 이전 복원할 예정이다.

이 석탑은 국내에 희귀한 고려시대 석탑의 하나로 세상을 떠난 정씨가 72년 전북 군산지역에 사업차 갔다 일본인들이 전북 군산시내의 모고아정원에 있던 탑을 캐내 반출해 가려던 것을 알고 당시 거액을 주고 사놓았던 것이다.

아들 인성씨는 『이 탑은 원래 일제때 일본인이 군산 인근 사찰에서 캐내와 자신의 정원에 두었던 것으로 그 일본인의 집이 광복후 적산 불하되면서 고아원으로 바뀌었는데 일본인들이 어떻게 알았는지 사가려는 것을 부친이 반출을 막기 위해 사비를 들여 사놓은 것』이라며 『탑을 사들일 당시 이미 1층 부분은 유실된 상태였다』고 말했다.

석탑연구가 정영호교수(한국교원대 박물관장)는 『고려시대가 불교국가여서 석탑이 많을 것이라는 일반인들의 생각과 달리 남아있는 것은 희귀한 편』이라며 『건축양식으로 보아 고려시대 석탑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완전한 상태로 보존돼 있다면 보물급이지만 5층중 1층부분이 유실된 상태여서 안타깝다』며 『통상 금 등으로 제작되거나 보물급에 해당하는 사리공(스님의 사리를 넣는 장치)이 들어있는 1층부분이 유실된 점으로 미루어 사리공을 탐낸 사람의 소행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건국대측은 『비록 1층부분이 유실되기는 했으나 해외로 반출될 뻔한 문화유산을 보존한 것만도 다행』이라며 『이 탑의 내력은 탑의 문화적 가치 못지않게 학생들에게 좋은 공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유승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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