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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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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3.09.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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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출장길에서 만난 해외동포들은 요즘따라 조국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 몸은 떠나 있지만 마음은 시집간 딸의 심정과 다를바가 없기 때문이다. 조국의 국민들이 똘똘뭉쳐 국력을 극대화하고 세계무대로 계속 뻗어 나가 주길 바라지만 어쩐지 온 나라가 편가르기와 낭비로 세월을 보내고 있는듯이 보인다는 것이다. ◆조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개혁과 새로운 시대적 중흥드라이브에는 공감을 표시하면서도 그들의 한결같은 걱정은 『저러다 과연 일은 언제 하려느냐』는 것이다. 나라기강을 잡는 일이야 국가경영의 기본이라지만,그런 기강잡기가 민주적 법과 제도에 의하지 않고 편가르기식 국력소모로 이어져서는 곤란하다고 지적한다. ◆총론과 각론의 구별을 새삼 강조하고 있는 것도 동포들이었다. 오늘의 세계란 너무나 바삐 돌아가 국력의 총화속에 전문화와 기술화에 모두가 매달려도 선진국을 따라잡기가 어려운데 국내 사정은 그렇지가 못한 것 같다는 것이다. 들리는 소식은 국력의 대승적 결집이라기보다 지나간 역사에 대한 성토가 계속된다는 것이고 잇단 충격조치로 인한 민심의 불안정이 전해져온다며 실상을 궁금해한다. ◆어떤 동포는 이러다간 일본을 따라잡기가 영영 어려워지는게 아니냐고 걱정했다. 그 동포는 현대 노사분규만 해도 어째서 모두가 고통을 분담하겠다면서 그런 엄청난 낭비가 생겼으며,왜 그처럼 허술하게 대처했고,책임지는 사람은 왜 아무도 없는지를 의아해 했다. 엔고덕으로 우리가 또한번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 같은데 눈을 무작정 안으로만 돌려서는 안되지 않겠느냐,보수·혁신을 두루 포용한 일본 새정부 출범의 능률적 의미도 파악해야 할 것이 아니겠느냐고 물었다. ◆공해로 찌든 서울 하늘,상품에 앞서 신용부터 수출하지 못하는 국산품,전쟁을 방불케하는 교통문화 수준들을 그들은 또 걱정했다. 이렇듯 걱정을 앞세우면서도 짙은 향수로 목메어 하는 동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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