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내식당 장사진 피해 도시락지참 늘고/“교통전쟁 막자” 육·해·공 합동작전까지/「문화격차」 씻고 이젠 한솥밥가족 정착계룡대 풍속도가 달리지고 있다. 지난 6월 해군본부 이전으로 육·해·공 3군본부가 한 곳에 모이면서 갖가지 새 풍경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가장 큰 변화는 「무공해지역」을 자랑하던 곳이 교통체증과 주차난으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는 것.
워낙 지역이 넓고 관사와 사무실의 거리가 멀어 너도나도 승용차를 몰고 다니는 바람에 예기치 못한 교통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교통전쟁은 상오 8시 출근길부터 시작된다. 대전시내와 관사의 거주자가 한꺼번에 몰려 통용문으로 사용되는 후문앞 도로 2∼3㎞가 서울의 러시아워를 방불케한다. 겨우 후문을 들어서면 8각형 건물인 본관 주변의 주차장에서 주차전쟁이 벌어진다.
각군본부는 교통난이 심각해지자 최근 여론조사와 실무자모임을 갖고 월 2회 「자가용 없는 날」을 지정하고 10부제 운행을 강화하는 한편 3군별로 독자운영되는 출퇴근버스와 역내 셔틀버스를 공동운행키로 하는 등 3군 합동작전을 벌이고 있다.
점심식사시간의 모습도 크게 달라졌다. 해군의 입주에 따라 1만여명으로 식구가 늘어나면서 모든 식당에 식사시간 이전부터 긴줄이 형성된다.
본청에만 8개의 식당이 있지만 수용능력이 절대부족한 상태여서 도시락을 갖고 다니는 사람도 많아졌다. 식당이 늘어 메뉴가 다양해지자 각군 식당메뉴를 알아보고 식성대로 찾아가 각군이 자연스럽게 함께 식사하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띈다.
각군이 모여있다보니 동질화현상도 나타난다. 공군은 일과시작전 연병장에 모여 체조할때 현재복장 그대로 했으나 티셔츠를 입는 육군의 영향으로 체조복장이 바뀌었다. 일과시간도 해·공군은 상오 8시30분부터였으나 육군과 같게 상오 8시로 앞당겨졌다.
매주 수요일 실시되는 전투체육의 날 행사도 섞어서 하는 경우가 많다.
또 관사를 각군이 함께 사용하다보니 처음에는 「문화차이」로 인한 약간의 마찰도 생겼다. 클럽 식당 맥주홀이 모여있는 코스모스 회관에서는 이따금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공동생활에 익숙해지면서 3군 모두 이질감 없이 잘 융화된다는 것이 대다수 군인들의 말이다. 한 장교의 표현대로 육군의 직선적 기질과 해군의 괄괄하면서도 담백한 성격,공군의 섬세하고 부드러운 문화가 조화를 이뤄가고 있다는 것이다.<이충재기자>이충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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