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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위,「평화의 댐」 조사 첫날(국정조사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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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위,「평화의 댐」 조사 첫날(국정조사 현장)

입력
1993.09.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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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판단 주체·과장여부 초점/안기부/야 추가자료 요구에 “곤혹”/건설부/서류 공개 거부로 열람만/감사원/당시 북 동향·예산사용내역 조사/국방부국회 건설위는 국정조사 첫날인 31일 위원들을 4개반으로 편성,안기부 국방부 건설부 감사원으로 가 현장에서 문서검증작업을 벌였다.

○…「평화의 댐」 국정조사의 첫날 일정인 관계부처 문서검증에서 최대 관심은 안기부.

금강산댐의 규모와 북한의 수공의도가 기본적으로 당시 대북 정보판단을 기초로 했기 때문에 안기부의 정부가 국정조사의 핵심 열쇠임은 불문가지이기 때문이다.

안기부측은 『관련자료들이 안보목적상 비밀로 분류돼 있다』면서 비공개를 요청했고 의원들도 이에 동의했다. 문서검증반은 반장인 이재환의원을 비롯,최재욱 임사빈(민자) 이석현 하근수(민주)의원 등으로 구성됐다.

검증에서 의원들은 금강산댐에 대한 정보판단의 주체가 누구였으며,그 정보판단이 과장됐는지에 초점을 맞추었다. 특히 민주당측은 25종 1백여건의 자료를 요구하고 검증을 통해 전두환 전 대통령의 역할을 알아내고자 한다.

주공역할을 한 이석현의원을 비롯한 감사반은 ▲86년 7월8일자 안기부의 대북 동향분석과 북한 에너지현황 내용 ▲86년 12월25일 북한 전력공급위원회가 발표한 금강산댐 건설계획 사본 등 당시 북한 정세의 자료를 우선적으로 요구했다.

또 ▲86년 1월부터 86년 12월 사이의 관계기관대책회의의 회의록 ▲86년 1월과 8월의 안기부 1,2차 자체보고서 및 10월20일부터 안기부가 청와대에 보고한 1∼4차 보고서 등도 요구,권부내의 의사결정 과정에 접근하고자 했다.

이밖에 간접적인 검증을 위해 ▲미 CIA가 안기부에 제공한 금강산댐의 항공사진과 분석자료 ▲86년 12월 미 공병감실의 분석자료도 목록에 들어 있었다.

안기부는 9건으로 정리된 일부 자료를 제공했으나 미 CIA 제공자료 및 안기부와 국방부간에 오간 문서 등은 비밀유지와 자료부재를 이유로 내놓지 않았다.

안기부는 그러나 86년 2월이후 세번에 걸쳐 청와대에 제출한 보고서와 미 공병감실 평가보고서를 제시했다. 이 보고서에는 금강산댐의 규모가 최소 70억톤­최대 2백억톤으로 계산돼 있어 의원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또한 문서의 복사여부를 둘러싸고 『비밀문서는 복사가 금지돼 있다』는 안기부와 야당 의원들 사이에 논리다툼이 벌어지기도 했다.

○…건설부에 대한 문서검증작업은 평화의 댐 건설방침 결정과정과 관련한 야당 의원들의 집중적인 추궁으로 열띤 분위기.

구자춘 이웅희(민자) 김봉호 김옥천(민주) 이자헌의원(국민) 등으로 구성된 조사반은 이날 하오 2시께부터 조사에 들어가 건설부 관계자들에 대해 1대 1 심문을 벌이며 의혹사실을 집중 질의했다.

이날 건설부는 ▲방침결정 ▲기초조사 ▲평화의 댐 건설에 따른 의견수렴 ▲성금관계 ▲댐건설 관련회의 ▲공사관계 ▲예산집행 ▲자금집행현황 ▲계약 ▲사후관리 ▲기타 등 모두 11개 분야에 걸쳐 총 1천6백85건 약 10만페이지 분량의 방대한 자료를 제출했다. 그러나 야당측이 이에 만족하지 않고 86년 1월부터 현재까지의 모든 일반 대외비 비밀문서 수발대장 등 30여건의 자료를 추가 제출토록 요구하자 건설부측은 곤혹스러워하는 표정.

야당 의원들은 문서검증에 들어가자마자 평화의 댐 건설방침 결정과정과 관련한 문서가 제시되지 않은 점을 발견,건설부측에 이를 소재로 집중포화를 퍼부었다.

민주당의 두 김 의원은 『대통령이나 안기부장이 건설부측에 평화의 댐 건설을 지시한 공문서가 어디에든 남아있을 것 아니냐』면서 이를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김봉호의원을 보면 국방부가 초기에 댐건설계획을 「820계획」으로 명명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면서 『안기부 국방부 심지어 외무부도 이 계획과 관련해 건설부에 비밀문서를 보냈으나 곧 파기됐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민주당측은 이에 따라 안기부 국방부에 나가있던 다른 조사반의 자당 소속의원들에게 급히 연락을 취해 이들 부서에 비밀문서의 원본이 남아있는지를 조사토록 하는 기민성을 발휘하기도 했다.

한편 민자당 의원들은 제출된 서류목록만 일독한채 내용에는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아 야당측의 「열성」과 대조를 보였다.

○…국방부 문서검증반은 이날 하오 국방부를 방문,금강산댐과 평화의 댐 관련문서들에 대한 문서검증작업을 실시했다.

안찬희 김호일(민자) 제정구 최재승의원(민주)은 국방부 8층 합참회의실에 임시로 마련된 조사실에서 금강산댐 건설 정보입수 관련사항,당시 북한의 움직임,그리고 평화의 댐 건설과 예산 사용내역 등을 비공개로 중점 조사.

국방부는 문서검증과 관련해 금강산댐 관련정보와 첩보문서 11건과 평화의 댐 관련문서 21건 등 모두 32건을 제시했다.

이 자료들은 평화의 댐 건설의 동기와 정책결정과정,건설계획 수립과 공사과정 등에 관한 문건들.

조사에 앞서 이수휴 국방부차관은 『군사기밀보호법에 따라 북한관련 자료 등은 특별관리되고 있고 비밀을 누설할 경우에는 법에 따라 처벌되는 등 법률적 제약이 있음을 이해해 달라』고 주의를 환기.

○…건설위의 감사원 문서검증반은 하오 4시께 감사원에 도착,이회창 감사원장과 잠시 환담을 나눈뒤 국정조사장으로 가 황영하 사무총장을 출석시킨 가운데 문서검증에 들어갔다.

감사원 문서검증은 감사원의 비공개 요청을 수용,비공개로 1시간여동안 진행됐다.

의원들은 감사원측이 제시한 「평화의 댐 감사 증거서류」 등의 문서를 검증한뒤 안기부와 국방부에서 넘어온 비밀자료를 포함,관계자료를 제출해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감사원측은 『외부에서 넘겨받은 비밀자료는 공개할 수 없다』고 거부,필요할 경우 열람토록 한다는 선에서 절충이 이루어졌다.<이영성·신효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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