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입국자 문제·과기협력등 의제로/대만 인사 방중 러시로 분위기 성숙30일부터 9월3일까지 5일간 중국 북경에서 중국과 대만간의 해협 양안 회담이 개최된다. 이번 회담은 지난 4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고위급회담의 합의에 따라 열리는 것으로 후속 실무회담의 성격을 띠고 있다.
싱가포르 회담은 중국측 해협 양안관계협회(해협회)와 대만측 해협교류기금회(해기회)라는 민간단체간 회담이라는 형식을 밟았다.
그러나 고위정치지도자들이 양측 대표로 참석한 이 회담은 49년 국민당의 대만 철수이후 44년만에 재개된 양측간의 첫 고위급회담이라는 역사적 의의를 기록했다. 중국 해협회의 왕도함회장은 강택민총서기에 앞서 상해시장을 지낸 인물이며 대만 해기회 고진보이사장도 국민당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중앙상무위원회 위원직을 보유한 실세였다.
그러나 대표자의 성을 따서 「왕고 회담」으로 불리는 싱가포르 고위급회담은 실세들간의 상견례라는 역사적 의의 이상의 성과를 거두는데 실패했다.
이 회담을 통일협상의 장으로 활용하려던 중국측의 의도와 비정치적 차원에서 대륙투자의 안전을 보장받는데 역점을 두었던 대만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렸던 것이다.
다만 「왕고 회담」이 거둔 최대의 성과는 양안 접촉을 정례화하기로 한 것이었으며 이 합의에 따라 이번 북경의 실무회담이 열리게 된 것이다.
이번 실무회담에서는 「왕고 회담」에서 연내 논의키로 합의한 ▲불법입국자의 송환 ▲해상범죄의 방지 ▲어업분규 ▲지적소유권 보호 ▲사법교류 등 5개 안건이 우선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함께 중국측은 올들어 이미 3차례나 발생한 중국 항공기의 대만행 납치사건을 물어 납치범 송환문제를 본격 거론하려 하고 있고 경제·과학 기술교류 문제도 의제로 삼으려하고 있다. 반면 대만측은 「왕고 회담」 때와 마찬가지로 대만의 중국투자에 대한 보장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대만의 대륙투자가 현재까지 1백50억달러를 초과한 것으로 추정되나 변변한 투자보장책은 전무한 실정. 중국은 이미 88년에 「대만동포의 투자장려에 관한 국무원 규정」을 발표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시행규칙이 마련되지 않아 유명무실한 형편이다.
이번 실무회담은 이처럼 향후 양안회담을 「정치화」 햐느냐 「비정치화」 하느냐하는 양측의 입장이 맞물려 있기 때문에 구체적 성과를 거둘지의 여부는 미지수이다.
그러나 주목되는 것은 양안관계가 현재 그 어느 때보다다 좋은 상태이며 또한 대만의 주요 정치실세와 정치지도자들이 이번 회담을 앞두고 각종 명목으로 중국을 방문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중국의 강택민총서기가 지난 18일 당주석에게 재선된 이등휘총통에 축전을 보냈고 당기관지 인민일보도 국민당 14차 당대회(14전)에 대한 해설기사를 1면에 게재한 것도 이례적인 일이었다.
이번 14전에서 국민당 중앙위 상무위원에 선출된 이종계(여),동오대학 총장 장효자,민진당의 장준굉 입법위원 등 대만의 중량급 인사들이 비정치적 명목으로 현재 중국을 방문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을 깔고 전개되는 이번의 양안 실무회담은 따라서 의외의 합의를 도출해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북경=유동희특파원>북경=유동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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