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지서 생사고락 전우·자료등 찾아/특전사방문 훈련법등 소개도『켈로부대를 아십니까』
6·25당시 미 극동사령부직할 특수첩보부대로 용맹을 떨친 KLO(Korea Liasion Office·주한 첩보연락처 일명 켈로부대) 대원 이영철씨(69·호주 시드니거주)는 무명으로 숨져간 전우들을 위해 KLO전사를 펴내고 위령탑을 건립하는 게 마지막 소원이다. 77년 이민을 떠난뒤 89년 은퇴한 이씨는 세월이 흐를수록 『계급·군번도 없이 낙하산으로 사지인 적진 깊숙이 침투,생사고락을 나눈 동료들을 잊을수 없다』고 말했다.
이씨는 『켈로부대원들은 적 후방의 음지에서 첩보활동은 물론 각종 파괴작전을 수행,치명타를 가했다』며 『그러나 워낙 극비로 특수작전을 펴다보니 KLO의 존재는 어떤 역사에도 기록되지 않았다』고 아쉬워했다.
이씨는 특히 88년 미 존스 홉킨스대 군사연구소가 펴낸 「한국전에서의 유격대활약상」도 KLO를 전혀 언급하지 않은 것을 알게 된후 『수많은 영령들의 무용담을 묻히게 할 수 없어 전우들을 규합,자료조사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민후 12년만인 89년 6월 귀국,수소문끝에 동료대원 20여명을 찾아내 대한 KLO전우회(회장 이강호)를 결성했다.
이씨는 또 KLO의 후신이랄 수 있는 특전사를 방문,KLO의 결성배경 활약상 훈련방법 등을 처음 소개한 「적후방을 주름잡던 명수들」이라는 소책자를 발간케했다.
이후 이씨는 91년 10월26일 특전사 역사관에 「KLO전시관」이 설치된다는 통보를 받고 두번째 귀국했었다.
지난달 16일 세번째 귀국한 이씨는 황해도 연백에서 1년여동안 함께 활동한 유복선씨(70)를 40여년만에 만나 회포를 푸는 감격을 누렸다.
51년 1월초 무전기와 소총만을 들고 눈덮인 야산에 낙하,추위와 굶주림속에서 헤매던 이씨는 당시 마을 치안대장 유씨를 만나 의형제를 맺고 대원으로 가입시켰다.
이씨는 또 인민군에게 붙잡힌 자신을 구해주었다가 남편과 아들을 읽은 연백의 장모씨를 황해도민회 등에 수소문,「생명의 은인」과의 재회를 기다리고 있다.
경기 개성이 고향으로 50년 10월 입대한 이씨는 『대부분 이북출신인 6천여 대원은 조국을 구하겠다는 일념으로 자원입대,상상하기 어려운 훈련과 작전을 감내했다』며 『그러나 구사일생후 간첩죄로 희생되는가 하면 전후에는 내버려진 대원들이 많다』고 한탄하고 있다.
대원들의 명예회복을 위해 국방부에 탄원서를 낸 이씨는 『정부는 물론 자신들의 필요에 따라 KLO를 운영한 미국정부도 이 부대의 존재공개를 더이상 꺼려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이종수기자>이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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