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미션 수수여부 확인 난망/율곡 마무리감사 지연될듯감사원의 율곡감사가 새국면을 맞았다.
미정부가 율곡사업 관련자료를 우리 정부에 전달해왔기 때문이다.
감사원은 지난주 노태우 전 대통령에 대해 서면질의를 보낼 때만해도 미정부에 요청한 자료의 확보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따라 서면질의만으로 노 전 대통령 조사를 마무리,이달중 율곡사업 감사를 끝낸다는 방침이었다.
그러나 연희동측이 답변 거부라는 예상밖의 강경입장이 드러나자 감사원은 향후 방향설정을 놓고 부심한게 사실이다. 특히 서면질의 공방이 당초 차세대 전투기 변경의혹 규명이란 본래의 궤도에서 이탈,양측간의 신경전으로 비화되자 상당히 곤혹스러워했다.
감사원은 미정부의 자료제공으로 율곡사업 감사의 끝내기가 연희동과의 소모적인 신경전에서 벗어나 차세대 전투기 기종변경 의혹규명이라는 본래 목적으로 회귀하길 기대하는 눈치다.
감사원은 일단 미정부 자료내용을 아직 파악하지 못한 만큼 표면적으로는 신중한 자세.
그러나 자료의 내용과 관계없이 미정부가 자료를 제공한 자체가 노 전 대통령의 서면답변을 재촉하는 간접 압력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감사원이 미정부에 자료협조를 구한 것은 지난 7월초.
감사원은 미정부에 요청한 자료의 명세서를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차세대 전투기를 비롯한 주요 무기구입에 관련된 미정부 보관자료 및 제작사 내부문건으로 알려졌다.
특히 쟁점이 되는 커미션 수수여부 입증을 위한 주변자료 확보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미정부가 제공한 자료는 1천5백쪽에 달하는 양으로 87∼93년 사이의 대한 무기수출 승인자료·대외군사 판매자료·차세대 전투기와 관련한 GAO(미 회계심계원) 보고서 등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 자료들은 당초 감사원이 요청한 자료의 일부이긴 하지만 감사원이 가장 얻고 싶었던 F16 제작사 제너럴 다이내믹스사의 내부문서 등은 빠진 것들이다.
또한 미정부는 자료를 제공하면서 율곡사업과 관련한 미 기업의 불법행위는 없었다고 밝혀 감사원이 기대한 불법커미션 제공가능성에 대해서는 「NO」라고 쐐기를 박은 실정이다.
감사원은 금주말 외무부를 통해 미정부 자료를 넘겨받아 그간 국내에서 파악한 자료 및 조사내용과 연계해 차세대 전투기 기종변경 의혹·노 전 대통령의 커미션 수수가능성 등을 집중 조사할 계획이다.
자료분석 기간은 최소한 열흘 이상이 소요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율곡감사 종결은 당초 이달말에서 불가피하게 내달 중순이후로 미뤄질 것이다.
감사의 관건은 관심의 표적인 무기구입을 둘러싼 노 전 대통령 등 6공 인사들의 커미션 수수여부이지만,미 제공자료의 내용으로 미루어 감사원이 이를 입증하기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차세대 전투기 변경문제에 대해서는 그간 자체감사에서 잠정 결론지은 「노 전 대통령의 자의적인 결정」 등의 판단을 굳히는데 새 자료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감사원은 미정부 자료분석과 함께 서면질의에 대한 답변을 거부하고 있는 노 전 대통령측에 대해 답변을 계속 독촉할 계획이다.
현재로서는 답변기한이 딱부러지게 정해진 것은 아니라며 노 전 대통령의 답변거부에 대해 공식 반응을 유보하고 있지만 끝내 불응시 검찰 고발원칙은 변함이 없다.
다만 감사원은 미측의 자료내용을 그간 감사와 연계해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추가조사를 할지는 정하지 못한 상태이다.
그러나 이번 자료제공을 계기로 서면질의 답변 종용외에 이에 불응시 2차 질의서 발송 및 감사관을 통한 직접 조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이동국기자>이동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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