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제 시행시기 취임전부터 구상/경부고속철 서두르지 않아 큰이익김영삼대통령은 취임 6개월에 즈음해 24일 저녁 청와대 출입기자들과 1시간30분동안 만찬을 겸한 간담회를 갖고 지난 6개월을 회고한뒤 일문일답을 가졌다.
김 대통령은 먼저 『지난 6개월은 정말 숨가쁘게 지내왔으며 변화와 개혁이 쉴새없이 무서운 속도로 진행돼왔다』고 말하고 『6개월이 마치 10년처럼 느껴진다』고 소회를 피력했다.
김 대통령은 『정치생활을 오래했고 대통령을 하겠다는 집념도 강해 대통령이 무엇을 하는 자리인지 나름대로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해왔다』며 『그러나 막상 취임하고보니 5분의 1도 알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토로했다.
김 대통령은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고뇌에 차고 외로운 자리이며 때로는 고통스런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안되는 순간순간도 있었다』고 회고하고 『남은 임기동안에도 내가 어떻게 하는 것이 조국을 살리고 제2의 건국을 하는 것이냐를 생각하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 대통령은 이어 일문일답 과정에서 『실명제 실시와 관련해 일부에서 깜짝쇼라는 표현을 했는데 대통령 중심제하의 대통령 책임과 권한이 얼마나 중요한데 깜짝쇼란 얘기가 나올 수 있느냐』며 『대통령중심제는 합의체로 무엇을 의논하는 것이 아니고 대통령이 외롭게 결단을 내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통령이 『취임초 기자간담회때 1년은 봐주겠다고 하더니 6개월도 안돼 이상하게 쓰기 시작하더라』고 말할 때는 좌중에 폭소가 일기도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지이다.
경제지식이 상당히 해박하다고 하는데 별도의 경제공부를 하고 있는지요.
▲경제는 공부를 한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닙니다.
일부에서 내가 경부고속철도를 반대했다고 하는데 전혀 그런 적이 없습니다. 다만 우리가 조금만 더 버티면 상당히 유리한 조건으로 계약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이번에 2천억원을 절감하고 기술도 1백% 이전받게 됐으며 8년동안 원금을 상환하지 않아도 되게 된 것입니다.
또 고용에 있어 1백만명을 고용하는 계기가 됨으로써 경기도 활성화될 수 있을 것입니다.
정치권 개혁을 위해 영국의 선거제도를 모델로 연구해 보라고 하셨는데 특별한 복안이 있으신지요.
▲선진국제도를 좀 생각해보는게 좋겠다는 뜻입니다. 특히 영국은 19세기에 부정선거방지법을 만들어 벌금을 2만4천원만 물어도 당선될 수 없습니다.
따라서 당선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선거법을 지키느냐가 문제지요. 현수막은 물론 벽보와 합동유세도 없습니다. 이제 우리 정치권도 정말 달라져야 합니다.
남북한 문제와 통일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감상적인 통일논의는 경계해야 합니다. 북한이 핵을 개발하고 사정거리 1천마일의 노동1호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는데 그 대상이 어디겠습니까. 북한의 핵개발을 저지해야 합니다. 핵문제가 해결되면 남북교류 문제 등 다른 것도 해결될 수 있다고 봅니다.
금융실명제 실시시기가 대통령 취임전에 구상했던 것과 치아기 있는지요.
▲절대 밖으로 얘기한 적은 없지만 거의 생각했던 시기에 했습니다. 다만 박관용 비서실장도 몰랐다고 쓴 언론이 있던데 나를 매일 만나는 실장이 모를리 있었겠습니까.
지자제단체장 선거는 어떻게 됩니까.
▲약속대로 95년에 할 것입니다. 나는 한다면 하고 안한다면 죽어도 안하는 사람입니다.
공무원 사기진작 방안을 말씀해주십시오.
▲공무원 봉급을 동결하면서 내년에는 다소나마 올려주겠다고 약속했듯이 내년에는 공무원 공급을 약간 올려 사기가 진작되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6개월동안 제일 마음이 아픈 때가 있었다면.
▲그것은 묻지 말아 주십시오.<최규식기자>최규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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