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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회계 투명해진다(경제의 새틀/금융실명제: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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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회계 투명해진다(경제의 새틀/금융실명제:9)

입력
1993.08.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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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식·이중장부등 변칙처리 불가능/과소비 억제·경영합리화 촉진될듯기업의 부정 부패 탈세의 근원인 변칙적인 회계다. 정경유착의 고리인 비자금을 마련하거나 기업자금을 빼돌려 부동산투기 또는 해외로 유출시킬 경우에도 장부정리는 해야되고 이때 사용되는 수법이 분식회계나 이중장부를 만드는 것이다.

실명제는 그러나 자금이 어디에서 나와 어느 곳으로 흘러가는지를 명확히 하는 제도여서 이같은 변칙적인 회계처리가 불가능하게 된다. 회계제도의 정상황을 유도하는 것이다.

이와함께 세금화탈루의 고전적인 방법중의 하나인 무자료거래도 거래의 실명화에 따라 사라지게 되고 임직원 등의 명의를 이용해 기업자금을 빼돌리는 가·차명계좌도 지금까지와 같이 마음놓고 할 수 없게 된다.

때문에 비자금 등 각종 로비성 자금은 앞으로 접대비나 기밀비 항목으로 처리할 수 밖에 없어 이들 항목이 실명화 실시에 따라 기업회계에 있어 새롭게 주목의 초점이 되고 있다.

비자금도 결국은 기업의 영업활동 촉진에 목적이 있는 만큼 접대비 및 기밀비와 그 성격이 비슷하다. 접대비란 영업활동과 관련해 거래 상대방을 접대하는데 사용되는 비용으로 향응이나 사례 등이 여기에 속한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영수증 등 증빙서류를 갖추어야 한다.

이에 비해 기밀비는 어디에 얼마를 썼는지 밝히지 않고도 일정한 한도내에서는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자금이다. 기밀비는 이같이 비밀성이 강하기 때문에 세법상의 규제도 접대비에 비해 엄격하다.

기업이 사용한 접대비와 기밀비는 세무당국에 의해 모두 비용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현행 세법은 그 한도를 규정하고 있다. 접대비의 경우 기초금액 6백만원에 자본금의 2%와 수입금액(외형)의 0.1%(중소기업은 0.2%)를 합한 액수가 한계고 기밀비는 자본금의 1%에 외형의 0.05%를 더한 금액이다. 이 이상을 초과할 때에는 국세청이 비용으로 인정하지 않아 그만큼 기업의 소득으로 잡혀 세금을 내야 한다. 특히 기밀비의 경우는 한도내에서 먼저 처리한후 그 초과분을 접대비에서 한번 더 공제한다. 그만큼 제약이 심하다.

기밀비와 접대비에 대한 규제가 강한 이유는 아무리 사용목적이 기업의 영업활동을 촉진하기 위한 것이라 하더라도 그동안 기업의 형태로 보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만은 없을뿐 아니라 과소비와 행방만한 기업경영을 초래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기밀비는 사용처를 밝히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정경유착이나 기업간의 담합 등에 사용되는 비자금의 주요 원천으로 이용되었고,접대비는 자신의 호주머니에서 나가는 돈이 아닌 만큼 과소비의 원인이 되기도 했었다. 국세청이 매년 실시하는 법인세 정기조사에서 이들 비용이 상대적으로 많은 기업을 우선적으로 조사대상에 선정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기업들의 비자금은 사업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상식처럼 되어버렸다. 사회전체를 깜짝 놀라게 했던 각종 대형사건들의 깊숙한 곳에는 언제나 비자금이 자리잡고 있었다. 이는 바꿔말하면 비자금 조성이 어렵지만은 않았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

하지만 실명제시대에 들어섬에 따라 비자금의 조성은 거의 불가능하게 됐다. 자금흐름 자체가 투명해졌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고 기업의 임직원 등의 명의로 자금을 빼돌리는 수법도 종합과세 실시로 상당한 코스트를 감수하지 않고는 시도할 수가 없게 됐다. 해외거래나 해외사무소 등을 이용한 외화반출도 힘들게 됐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접대비와 기밀비의 현실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제도권 밖에서 음성적으로 떠돌던 자금을 양성화시키는 것이니 만큼 세법상의 한도도 현실에 맞게 조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급격한 세금증가 및 오랜 관행의 단절은 다른 한편에서 조세회피의 단서를 제공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들 비용을 업종별 규모별로 세분화,재조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이런 맥락에서다. 이와함께 각종 카드 사용업체에 대한 더 많은 혜택부여도 기업회계의 정상황을 촉진하는 한 방안이라고 관계자들은 지적하고 있다.<이상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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