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WP 보도에 국무부도 가세/북,신속 부인… 정부 “징후없다”북한에서 식량난에 따른 폭동과 소요사태가 일어나고 있다는 보도가 또 다시 잇따르면서 진위여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북한은 22일 평양방송 논평을 통해 소요사실을 신속히 부인하고 「식량의 자급자족」을 주장했다.
소요설의 시작은 미국 워싱턴 포스트의 19일자 동경발 보도. 이 신문은 북한을 여행한 북송인사 가족들의 말을 인용,「북한에서 흉작에 따른 식량부족으로 지난봄에 폭동이 있었고 이 때문에 북한 당국은 2개월전부터 10일마다 취항하던 정기여객선 만경봉호의 운항을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같은날 미 국무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례적으로 북한 내부사정에 언급,『북한의 식량부족과 이로인한 민간소요가 일어나고 있다는 주장들에 관한 보고를 받았다』고 밝혀 폭동설이 일파만파로 확산됐다.
우리 당국은 이에 대해 북한 내부에서 최근들어 대규모 폭동은 없던 것으로 일단 결론짓고 있다. 만경봉호의 경우 지난달 27일 휴전협정체결 40주년 기념일을 전후해 수주일간 운항이 중단됐었으나 이는 대규모 행사를 치르기 위해 외국인 입국을 통제했던 것으로 이달들어 정상운항이 재개됐다는 것.
또 대규모 폭동 등과 이에 따른 군부대 이동은 우리측이 반드시 감지할 수 있는데 올해 들어서는 전혀 관측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북한은 지난 한해동안 총 83만톤의 곡물을 수입했으나 올해는 상반기중에만 태국 등지에서 50만톤 이상의 곡물을 수입,배급량을 다소 늘리면서 우선 급한 불을 꺼놓은 상태라는 분석이다.
따라서 외부에 전해지는 폭동설을 식량배급 과정에서의 소규모 소요나 식량절도범을 단속하기 위한 소동이 「와전」된 것으로 관계당국은 분석하고 있다. 이같은 소규모 소요사태가 우리측 정보망에 보고되는 빈도도 지난해보다 도리어 조금 줄어든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그러나 수년째 누적된 식량난은 북한에서 심각한 체제불안 요소가 되고 있고 올해가 식량위기의 가장 큰 고비가 될 것이라는게 통설이다. 북한을 다녀온 중국 교포들에 의하면 북한 주민들은 식량부족과 이에 따른 불만을 전에 없이 노골적으로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우리측에 전해지고 있다.
북한의 연간 곡물생산량은 80년대 중반부터 감소하기 시작,평균 5백10만톤 수준에서 91년 4백42만톤,92년 4백26만8천톤으로 줄어들어 올해 곡물부족은 2백31만여톤에 달할 것으로 통일원은 추계했다.
북한은 올해 수확량과 관련,평당 벼이삭수가 늘어나고 있다고 선전하고 있으나 우리측 또는 일본과 마찬가지로 냉하와 일조량 감소 등 기상조건이 유례없이 나빠 흉작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에서 정말로 식량폭동이 날 때는 곧바로 체제붕괴가 불가피하게 일어나는 심각한 사태가 될 것』이라며 『아직 그같은 조짐은 없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유승우기자>유승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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