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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태권도대회 아쉬움/김수종 뉴욕특파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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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태권도대회 아쉬움/김수종 뉴욕특파원(기자의 눈)

입력
1993.08.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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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메디슨 스퀘어가든은 실내스포츠의 메카라 할만하다. 지난 주말 이곳에서 세계 태권도선수권 대회가 열렸다. 87개국에서 1천여명의 선수가 참가했다. 19일의 개막식에는 관객이 1만3천여명이나 몰렸다.이 체육관의 경비를 담당하고 있던 한 미국인 여자는 『이렇게 많은 나라 사람들이 모인것을 보니 정말 멋지다』고 감탄했다. 라트비아 우크라이나 등 구 소련의 신생국가들까지 깃발을 들고 입장하는 것을 보니 경탄이 나올 정도였다.

태권도는 실로 한국의 자랑거리이다. 미국만 보더라도 중소도시의 구석구석에 태권도 도장이 있다. 실제로 미국의 태권도장을 찾아가보면 움츠러들었던 한국인의 자긍심이 피어나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도장 정면에는 성조기와 함께 태극기가 나란히 걸려 있다. 사범의 한국어 구령에 따라 기량을 연마하고 선배에게는 머리를 숙여 경의를 표하는 미국인들을 보면 한국에도 저런 힘의 원천이 있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또 많은 미국인 부모들이 자녀를 태권도장에 보냈더니 부모에게 순종하는 태도를 보이더라며 좋아하는 것은 보게된다.

그래서 태권도를 미국에 크게 홍보할 가치를 느끼게된다. 미국에서 자랑할만한 한국적인 것이 태권도를 빼면 무엇이 있을까. 수많은 한국물건이 밀려오지만 「이거다」하고 한국을 자랑한 상품이 없다. 그렇다고 한국음식이 유명한 것도 아니다. 한국의 문화예술도 제대로 알려져 있지않다. 태권도가 미국서 대중화되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유도나 쿵후에 비해 보급이 잘된것같고 또 미국사회에 공헌할만한 스포츠이다.

뉴욕의 태권도 선수권대회는 그래서 태권도를 홍보할 좋은 기회였다. 그러나 아쉽게도 19일의 개회식 행사는 세계대회라기 보다는 시골체육대회를 방불케하는 졸작으로 치러졌다. 아이디어도 궁했고 치밀한 준비도 없어 보였다. 마치 연속성이 없는 태권도 동작같은 진행이었다. 객석에서 나오는 휘파람소리가 안쓰러웠다. 화려한 무대라서 그런지 엉성한 연습은 더욱 유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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