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금융지원등 만족할 성과/핵심기술이전 구체협상 과제정부의 「TGV 선택」으로 2년동안 계속된 경부고속철도차량 선정경쟁이 일단락됐다.
고속철도건설공단은 이번 차량선정 결과를 발표하면서 『한치의 의혹없는 개관적 평가를 바탕으로 했다』고 말했다. 6차례나 입찰제의서를 받아 3백2개 항목별 평가점수를 합산,가장 조건이 좋은 차종을 결정했다는 것이다.
새 정부도 이번 차량선정이 첫 굵직한 국책사업인 만큼 잡음을 없애기 위해 외부입김이나 관련국가의 로비를 철저히 차단했음을 강조했다.
그 결과 이번 차량선정은 상당히 우리쪽에서 원하는 수준만큼 상대국가들이 따라오게 했다는 것이다. 여기엔 6차례나 경쟁을 유도하면서 입찰제의서를 요청한 끈기도 한몫을 했다. 특히 가장 신경을 썼던 가격·기술이전부문에서는 1백% 만족할만한 성과를 얻었다.
▷평가결과와 선정배경◁
평가결과 TGV가 ICE보다 1백43개 항목에서 우세한 반면 ICE는 1백5개 항목에서 우위를 점했다. 특히 TGV는 경제성 금융조건 계약조건 운영경험 및 사업일정에서 획기적인 제의를 해 총 3만점을 기준으로 할때 ICE보다 3백점이나 앞섰다.
공단측은 비용 기술 기술개발 영업 등 4개 분야에서 25%씩 비중을 두고 평가작업을 하면서 가격에서 우열을 가리기 힘들어지자 6차 입찰제의서에서는 기술이전 금융조건 등에 중점을 두었다. 이에 따라 TGV는 금융조건에서도 전폭적인 지원을 제안했다. TGV는 차량가격(23억달러) 전액을 차관으로 충당해주며 대출금액의 이자율 및 수수료도 대폭 인하했다.
여기에 차관의 경우 8년의 유예이간을 두고 그이후 10년동안 분할상환하되 유예기간에 발생되는 이자까지 차관으로 충당하는 이른바 「수익후 분할상환」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국산화율 역시 우리 요구수준(50%) 이상을 넘어선 52∼53%를 제안했다. 다만 기술이전 부분에서만은 양측이 모두 핵심기술까지 대부분 이전을 제의했으나 기술수준에 따른 이전의 비중에 ICE가 다소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제◁
TGV로 차량선정 작업은 끝이 났지만 연말까지 최종계약을 앞두고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이 남아 있다. 우선은 기술이전문제가 제일 시급하다. TGV는 핵심부품까지 이전해주겠다고 약속하고 있다.
그러나 과연 고속철도의 핵심 3개 부품이랄 수 있는 전자제어장치·정보시스템·동력전달장치까지 선뜻 내놓을지는 미지수다. 설령 이전용의가 있더라도 우리 기술수준으로 수용할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정부가 기술이전에 역점을 두는 이유는 고속철도가 최첨단 종합시스템산업으로 파급효과가 클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제3국 진출,통일시대 국산 고속철도건설을 내다보고 있기 때문이다.
TGV가 시속 3백50㎞ 이상을 달리며 현재보다 소음·압력이 감소되고 안락성이 증대된 「제3세대」 열차를 내년부터 선보일 예정인 만큼 기술이전의 필요성은 더욱 크다.
국내 기술수준도 문제점으로 남는다. 국내 차량 조립업체들의 기술수준으로는 TGV의 첨단기술을 수용하기엔 어려움이 많다. 이번 TGV와 함께 차량제작에 참여할 대우중공업·현대정공·한진중공업도 부분적인 응용설계능력만 있을뿐 첨단기술을 소화해낼 수 있는 종합제작능력은 없는 상태다.
따라서 분야를 나눠 공단은 시스템 관련기술,차량제작업체는 엔지니어링,부품업체는 기계·첨단기능 부품들을 이전받는 역할분담도 요구된다. 정부가 이날 발표한 고속철도 기술개발위원회 구성계획도 빨리 구체화시켜 종합적이고 체계적 기술개발 설비투자 인력양성도 병행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이대현기자>이대현기자>
◇고속철도 추진과정
▲78년 11월:KIST에서 철도망 우선 확충 및 경부선 새철도 건설 건의.
▲81년 6월:제5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에 서울대전간 고속 철도 건설계획 반영.
▲87년 3월:경부고속철도 타당성 조사 시작.
▲89년 7월:대통령령으로 고속전철 및 신공항건설 추진위원회 제정 및 실무위원회 구성.
▲ 〃 12월:고속철도 건설 실무작업단 발족.
▲90년 6월15일:경부고속철도 노선확정 및 토지투기억제조치 발표
▲91년 2월18일:고속철도사업 기획단 설치.
▲ 〃 8월26일:고속철도 차량형식 선정을 위한 1차 제의요 청서(REP) 발송.
▲92년 3월 9일:한국고속철도 건설공단 발족.
▲ 〃 6월10일:고속철도 세부노선 확정.
▲93년 6월14일:고속철도 계획수정안 의결 확정.
▲ 〃 6월15일:프랑스·독일 대상으로 마지막(6차) 수정제 의서 발송(일본은 탈락).
▲ 〃 7월15일:6차 수정제의서 접수.
▲ 〃 8월20일:차량선정 우선 대상국으로 프랑스 TGV 선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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