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대신 주식실물로 인출/화폐개혁등 루머난무 “과열” 부추겨증시가 빨갛게 달아오르고 있다.
주가가 연이틀 폭등하고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대거 밀려들고 있다. 또 루머가 난무,진실과 유언비어를 구분할 수 없을 정도다.
특히 돈세탁용 자금까지 유입되고 있어 증권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증권전문가들은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밀려들면서 주가가 오른 것 자체는 바람직하다. 그러나 최근 상황은 과열이다』라고 우려하기 시작했다.
증권계가 걱정하고 있는 것은 「돈세탁」이다.
실제 이런 징후가 발견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주식인출」. 현금으로 인출하지 않고 주식 실물을 가지고 나가는 것이다.
모 증권사의 경우 19일 1백건 정도의 주식인출이 있었다. 액수로는 20여만주에 30억원을 넘은 것으로 추산됐다. 각 증권사들도 마찬가지다. 19일부터 유난히 주식인출이 증가하고 있다.
주식인출의 장점은 아무리 많은 주식을 인출하더라도 인출사실이 국세청에 통보되지 않는 점이다. 반면 현찰일 경우 3천만원 이상은 통보된다.
따라서 차명계좌를 이용,세탁대상 자금으로 주식을 산뒤 이를 실물로 인출하면 돈세탁이 가능하다. 인출한 주식을 국세청 통보기준 이하의 소액으로 분할,다시 신규계좌를 개설한뒤 주식을 처분해 현금화하면 깨끗한 돈이 되기 때문이다.
19일 증권사에는 명동 등 사채시장으로부터 거액자금이 소액으로 쪼개져 각 점포별로 유입됐다는 설이 파다하게 유포됐다. 또 실명제 실시이후 전국에서 소액자금 유입이 많았던 것도 사실은 기업 및 정치권의 비자금이 소액분할돼서 들어왔기 때문이라는 설도 나돌았다.
특히 이날 주식시장에는 중대발표설이 나돌아 주가를 부추기기도 했다. 이 중대발표설은 화폐개혁 실명제 보완대책 남북관계 획기적 호전책 등등으로 시시각각 다른 것으로 둔갑돼 나돌았다.
상오장 중반부터 유포되기 시작,하오장 중반까지 기승을 부렸다. 특히 화폐개혁설은 정부 당국의 부인에도 불구,꾸준히 위력을 떨쳤다.
어쨌든 이 바람에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 화폐개혁을 할 경우 현찰보다는 주식같은 유가증권을 가지고 있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때문이다.
최근 1만원권 등 현찰이 고객예탁금으로 상당액이 유입된 것도 이같은 화폐개혁설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대부분 증권사들은 수표 대 현찰의 비중이 9대 1 정도였는데 18일까지 현찰비중이 급격하게 증가했다. 투신사의 공사채 수익증권과 은행의 저축성 예금에서 상당액이 나왔고 금고나 장롱속에 「퇴장」했던 자금도 일부 나온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19일 종합주가지수는 7백37.97로 24.79포인트 상승,실명제 실시직전 수준(7백25.94)을 실시 6일만에 능가했다. 거래도 활발,거래량이 5천만주를 넘었다.
주식전문가들은 『뭐가 뭔지 모르겠다. 주가가 올라 표면적으로 좋지만 시장 내부에는 거대한 혁명이 일어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김경철기자>김경철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