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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종교단체등 숨은 「큰손」/실명화 “발등의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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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종교단체등 숨은 「큰손」/실명화 “발등의 불”

입력
1993.08.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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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가·차명… 사채운용/경리·자금관계자들 대책없어 한숨만/일부성직자 “도덕적 생명 끊길라” 고심금융실명제 실시로 제도 금융권과 사채시장의 숨은 「큰손」인 학교·의료·종교법인·단체들의 자금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금융 관계자들에 의하면 현금수입이 많은 이들 법인 등은 그동안 세금을 피하고 이자수입을 올리기 위해 돈을 가·차명계좌에 분산해 놓거나 사채로 돌려 관리해 왔으나 실명제 실시로 노출이 불가피해졌다.

이로인해 학교 등의 자금·경리 관례자들은 연일 대책을 숙의중이나 뾰족한 수가 없어 애를태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원대 입시부정을 수하했던 경찰청 수사2과에 의하면 재단사무실 등에서 무려 1백20여개의 예금통장이 압수됐었고 대부분 직원명의의 차명계좌인 이 통장들을 이용해 학교측은 23개 금융기관에서 90년 12월부터 올 3월까지 2백62억9천여만원을 입·출금하는 등 돈세탁을 해온 혐의가 짙다는 것이다.

서울지검 조사부에 사기혐의로 구속된 건국대 명예이사장 유승윤씨(43)의 경우 학교계열인 건국 상호신용금고를 통해 경영난에 빠진 (주)한국코타에 3백여억원을 투자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상호신용금고법상 5억원 이상은 대출이 금지돼 있는데도 유씨가 건국 상호신용금고를 사금고화 해 거액을 인출,한국코타에 투자한 것처럼 위장한 뒤 다른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교육부 감사에서 방만한 학교운영 실태가 적발돼 학교법인 임원 전원의 취임승인이 취소된 단국대의 경우도 7백76억원대의 학교채·사채를 발행,임의사용하고 수십억원대의 사채를 끌어다 쓰는 등 사채시장과 깊숙이 연관돼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교법인들이 가·차명계좌나 사채시장을 이용해 재단전입금·기부금 등을 변칙 운용해도 그동안은 사실상 적발이 불가능했지만 실명제 실시로 철저한 감사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람료 수입과 시주가 많은 일부 사찰과 헌금규모가 엄청난 대형교회들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한 교회 관계자는 『가·차명계좌에 입금해둔 거액의 돈을 실명화할 것인지 여부로 많은 교회인사들이 고민중』이라며 『실명화로 재산규모가 드러나 성직자로서의 도덕적 생명이 끊어질 것을 우려해 아예 돈을 포기하겠다는 사람도 많다』고 털어 놓았다.

실제로 지난 5일 한국증권금융 간부가 인출해 달아난 1백여원중 45억원은 할렐루야기도원 원장 김모씨가 45개 가·차명계좌에 분산해 둔 예탁금으로 밝혀졌다.

이 기도원·신도 70여명은 18일 상오 11시30분께 서울 여의도 한국증권금융 1층 영업부를 점거,예금 즉시 반환지급을 요구하며 농성하기도 했다.<여동은·조상욱·김병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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