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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돈 끌어내기 “묘약찾기”/금융경색 대응책 마련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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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돈 끌어내기 “묘약찾기”/금융경색 대응책 마련 부산

입력
1993.08.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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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부가세 인하조치등/기업경영 쇼크 최대 축소실명제에 따른 기업 경영쇼크 축소에 비상이 걸렸다.

실명제 실시 사흘째(금융기관 영업일 기준)을 맞은 15일 경제기획원 재무부 상공부 등 경제부처 관계자들은 실명제가 기업활동 등 실물경제에 미칠 파급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잇따라 대책회의를 여는 등 부산한 움직임을 보였다.

실명제 실시이후 이틀동안 증시는 사상 최악의 폭락사태를 계속했고 사채·채권시장이 사실상 마비되는 등 금융경색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직접금융시장과 사채시장이 마비되면 그 파장은 곧장 자금압박으로 이어져 기업경영에 충격을 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에 따라 재무부는 거액의 가명계좌 자금이라도 기업회계에 들어가 생산적으로 활용된 사실이 확인될 경우 자금출처 조사를 면제하는 방안을 마련중인 것으로 이날 알려졌다.

또 기업 경영악화를 막기 위해 올 정기국회의 세법 개정과정에서 영세 제조업체나 영세상인에 대해선 법인세 부가가치세의 세율을 현행보다 낮춰 적용하는 방안도 신중히 검토중이다.

거액 가명자금이라도 산업활동에 쓰인 사실만 확인되면 「과거」를 묻지 않겠다는 재무부의 방침이 그대로 확정될 경우 실명제 시행이후 불과 사흘만에 나온 대형 보완조치라고 할 수 있다.

이번 「8·12 긴급명령」에 따른 실명제의 골자는 크게 봐서 금융부문과 실물부문을 연결하는 길목이라 할 자금인출 과정을 강력히 틀어막아 「검은 돈」을 색출,차단한다는 내용으로 요약될 수 있다. 이번 조치상으론 은행 단자 증시 채권 등 금융시장내에서 가명이든 차명이든 간에 개인계좌에만 조용히 머무는 한 적어도 앞으로 두달간은 별다른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

그렇지만 일단 현찰로 인출하는 과정에선 실명확인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또 2개월동안 한 계좌에서 빠져나간 현금(순인출액)이 3천만원을 넘을 경우 국세청에 통보돼 추적조사를 받게 돼 있다. 말하자면 돈이 금융부문에서 실물부문으로 넘어가는 통로에 강력한 「검문소」가 버티고 있어 실명여부를 확인하는 「신원조회」와 함께 통과사실을 기록한 「꼬리표」가 붙는 셈이다.

이 꼬리표는 앞으로 국세청이 자금출처 등을 추적하는 단서가 됨은 물론이다.

그런데 이날 재무부가 검토중인 방침에 따르면 일단 추적결과 기업에 들어가 생산활동에 쓰인 사실만 확인되면 법인세 징수수준 이상의 소급조사는 않는다는 얘기다. 이는 마치 출처불명의 가명자금이라도 무기명 장기채권 매입에 쓰일 경우 과거를 묻지 않겠다던 지난 82년 1차 실명제 시안 때의 방안과 비슷한 성격을 갖는다. 비록 검은 돈일 가능성이 있더라도 생산적 용도로 쓰인다면 합법적인 「세탁」을 인정하는 방식으로 경색된 자름흐름에 큰 「물꼬」를 터준 셈이 된다.

우리 기업의 경영풍토상 기업주와 기업체가 각각 별도로 자금을 관리해 온 현실에 비춰 일단 기업주가 소유한 가명자금이 생산활동에 투입될 수 있는 길을 터준 것은 상당수 중소업체의 자금압박 해소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그렇지만 재무부의 자체 분석처럼 가명예금주와 기업이 짜고 거액의 검은 돈을 일단 기업에 들여 놓은뒤 다시 빼돌릴 우려도 적지 않아 완벽한 보완책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자칫 실명제 도입취지 자체가 퇴색될 위험성도 적지 않은 것으로 지적된다.

한편 정부는 영세 중소업체의 경영악화 방지차원에서 법인세 부과세율을 인하조정하거나 3천만원 이상 자금인출 가운데 중소기업주는 국세청 통보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다각적인 대응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금까지 대부분 국내 중소기업들이 무자료 거래나 매출누락 등 회계처리가 불명확해 실명제 실시후 대폭 과세표준이 늘어나 경영압박이 커지는 사태를 막기 위해서도 적절한 보완책이 필요함은 물론이다.<유석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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